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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서 코로나 옮겨올라"…대만 방역당국, 내달 설 앞두고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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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기점으로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이 절정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만 당국은 중국에서 찾아오는 귀향객들에게 미리 차세대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좡런샹(莊人祥) 대만 중앙전염병 지휘센터 대변인은 "중국의 국경 관리 정책이 느슨해진 이후, 중국에서 대만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매주 약 3000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좡 대변인은 "1월 9~15일 대만행 항공권을 예약한 사람은 1만166명이며,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설 명절 기간 총 18만8000명이 중국에서 대만으로 입국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만 방역 당국이 내달 중국설(춘제) 귀향객 급증을 대비해 방역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들어온 입국자의 마스크에 대만 국기 스티커가 붙어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 방역 당국이 내달 중국설(춘제) 귀향객 급증을 대비해 방역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들어온 입국자의 마스크에 대만 국기 스티커가 붙어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 방역 당국은 최근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되면서 중국 내 코로나 19 확산이 춘제 기간(다음 달 21일~27일) 1주일 전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좡 대변인은 "춘제 기간 중국서 대만으로 돌아오는 이들은 확실히 대만 내 코로나 19 상황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슈시(陳秀熙) 대만대학 공공위생학원 교수는 대만 중국시보에 "대다수 중국인은 코로나 19에 감염된 적이 없어 자연면역이 없고, 백신도 과거 것이라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 BA.5에 대한 항체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만 중국시보는 "중국에 거주하던 대만인들의 귀향은 대만 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질병 관리에 큰 파문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중앙전염병 지휘센터는 민간 채널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BA.5에 대한 차세대 백신을 중국 내 대만 주재원들에게 전달해, 이들이 귀향길에 오르기 최소 2주 전에는 접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좡런샹(莊人祥) 대만 중앙전염병지휘센터 대변인(사진)이 내달 중국설(춘제)을 맞아 대만으로 돌아오는 귀향객이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사진 대만 중앙전염병지휘센터 홈페이지 캡처

좡런샹(莊人祥) 대만 중앙전염병지휘센터 대변인(사진)이 내달 중국설(춘제)을 맞아 대만으로 돌아오는 귀향객이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사진 대만 중앙전염병지휘센터 홈페이지 캡처

대만대병원 소아감염과 의사 황리민(黃立民)은 "대만 내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해지면 중국에서 귀향하는 이들에 대한 입국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국 전 음성 증명서를 의무화하고, 매일 검사 후 '음성'이 나와야 외출 허가를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춘제 기간에는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지난 10월 대만 타오위안 공항으로 들어오는 태국 관광객을 환영하고 있는 대만인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0월 대만 타오위안 공항으로 들어오는 태국 관광객을 환영하고 있는 대만인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대만은 이달 1일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전면해제됐다. 슈퍼·마트·종교시설·공항·경기장·교육시설 등 실내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대만 내에서는 실내 마스크까지 전면 해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관위(姜冠宇) 타이베이시 중싱병원 통합의학과 의사는 "대만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중국 영향을 몇 배 더 받을 수 있다"면서 "내년 1월 중순~2월은 관찰 단계이고 3월이 마스크 전면 해제 적기"라고 말했다.

대만 중앙유행병 지휘센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대만 내 신규확진자는 1만365명이며, 사망자는 23명이다.

한편,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짐에 따라 대만에서도 해열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대만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대만 보건당국은 전날 확대 방역회의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수요가 급증했고, 일부 대만인들은 해열제를 대량 구매해 해외로 반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약품 사재기 자제를 당부했다.

왕비성(王必勝) 위생복리부 정무차장(차관)은 "과도한 약품 구매나 해외로의 대량 배송은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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