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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느는데 국제선 찔끔 증편…항공권값 고공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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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여행객이 늘고 있다. 인터파크는 13일 지난달 항공권 판매액이 전년 동월보다 203%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연합뉴스]

여행객이 늘고 있다. 인터파크는 13일 지난달 항공권 판매액이 전년 동월보다 203%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연합뉴스]

“어제까지 왕복 62만원이었는데 하루 사이에 10만원 넘게 올랐다. 이제 80만~90만원은 봐야겠더라.”(베트남 여행 카페)

“3인 가족 기준으로 지난달 초에 110만원 정도 했는데…. 슬금슬금 오르더니 이젠 160만원이다.”(일본 여행 카페)

최근 인터넷 여행 카페에선 다락같이 오른 항공권 가격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입국 규제 해제와 엔화 가치 하락(엔저)으로 인기인 일본 노선은 왕복 기준 최저가가 45만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프로모션 항공권은 빠르게 동이 나고 있다. 최저가 항공권이라도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하면 2~3배 오른 셈이다.

겨울 휴가시즌과 새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몰리면서 항공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항공권 가격이 급상승한 건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바뀌어서다. 특히 국제선은 수요는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은 여전히 달린다.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하면 국제선 운항 편수는 절대적으로 적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운항 편수는 1만3729편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1월(2만2608편)의 60% 수준에 그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수요가 몰리는 일본 노선도 공급이 회복되지 못했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지난달 450편을 띄웠는데 2019년 11월(720편)과 비교하면 270편이 부족하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일본 공항 내 인력 부족 등으로 원하는 만큼 운항 편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황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류할증료가 높은 것도 항공권이 비싼 이유 중 하나다. 유류할증료를 결정하는 국제 유가는 지난 8월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에 유류할증료도 조금 내려갔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대다. 한 예로 일본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유류할증료가 1만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이달에도 5만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항공권 가격은 언제쯤 상승세를 멈출까. 전문가들은 충분한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상반기로 내다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 운임은 수급과 연동해 탄력적으로 움직인다”며 “수급 문제가 해결되는 내년 초쯤에 가격 안정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기 침체는 항공권 가격의 또 다른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수요가 빠르게 줄어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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