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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 중국, 감기약 이어 황도 통조림까지 사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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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방역정책의 중심을 감염 방지 및 통제에서 의료 처치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마펑 대변인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기층 의료·보건기관은 코로나19 상황과 질병의 경중·완급 정도에 따라 의료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해 의료서비스의 효율성과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론 위·중증자를 중심으로 한 감염자 치료 및 관리에 국가 보건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황도 통조림, 해열제·감기약 등을 비축하려는 ‘패닉 구매’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황도는 예전부터 중국에서 감기를 치료하는 민간요법으로 통한다.

CNN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없는데도 중국에서 황도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펑파이(彭湃)뉴스는 ‘과일 통조림의 수도’로 불리는 산둥성 린이의 한 공장에선 지난주부터 황도 통조림 온라인 일일 판매량이 기존 1000건에서 1만건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통조림업체인 다롄 리선 식품은 웨이보에 “황도는 어떤 약효도 없다”, “황도 통조림≠약!”이란 글과 함께 “충분히 공급할 예정이니 급하게 사지 마라”고 당부했다. 인민일보도 “황도는 증상 완화에 효과가 없으니 비축하지 마라”는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그러나 중국 온라인에선 “누가 뭐라 하건 사재기를 하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CNN은 또 타이레놀·애드빌 등 해열제와 감기약 수요도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시는 “의약품 사재기와 비축을 하지 말고, 무증상이면 응급구조대를 부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수요 급증을 틈타 약값을 올려 폭리를 취한 약국이 베이징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덩달아 홍콩 내에서도 해열제가 완판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관련 기업 주가도 뛰었다. CNN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된 중국 최대 이부프로펜 제조업체 신화약품의 주가는 최근 5일간 60%, 지난 2주간 147% 급등했다. 신화제약 측은 CNN에 “생산 라인을 100% 가동 중이며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4일 하루 동안 2000명이 신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37만9918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이 사용자 8023명을 상대로 실시한 비공식 조사에서 베이징 거주 응답자의 51%가 “코로나에 감염됐거나 감염된 이력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와 잦은 봉쇄에 대한 불만으로 최근 2년간 싱가포르에 이민 가는 부유한 중국인이 크게 늘었다고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1만명의 부유한 본토 중국인이 자국을 떠났고, 홍콩에서도 3000명의 부유층이 타국으로 이주해 중국에 피해를 주기 시작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향하는 곳은 중국계가 많은 싱가포르다. 헨리앤파트너스는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싱가포르로 올해 2800명의 고액 자산가가 이동할 것이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87%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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