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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돌며 2억 뜯어낸 건설노조 간부 2명 구속 [영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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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을 돌며 관계자들을 협박해 발전기금을 받고, 이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건설노조 간부 2명이 구속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수도권 건설 현장에서 노조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고 노조원 채용을 강요한 혐의(공동공갈)로 건설노동조합원 11명을 입건해, 위원장인 50대 남성 A씨와 지부장인 30대 남성 B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이 속한 노조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조와는 관련이 없는 단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일대 건설 현장을 다니며 11곳에서 노조 전임비나 노조발전기금 등의 명목으로 2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소장 등 관계자를 상대로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거나 금전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민원 제기 또는 집회 개최를 협박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건설 현장 앞에서 확성기와 방송 차량을 동원해 극심한 소음을 유발하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경미한 위반사항을 몰래 촬영해 고발하는 방식으로 건설업체를 괴롭혀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불법체류 외국인을 색출하겠다며 근로자들의 공사 현장 출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권역을 6개 지부로 나누고 지부별로 건설 현장 파악, 교섭 진행, 집회신고·민원제기 등 업무를 분할해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피해 업체는 대부분 영세 사업자로, 공사 기간이 지연돼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나 과태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이들의 요구를 들어준 경우가 많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단체는 양대노총 산하 건설노조와는 다른 소규모 노조로 설립 신고는 됐으나 실체는 불분명하다. 단체 명칭은 노조였으나 실제 현장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여러 소규모 노조가 관행적으로 자신들과 같은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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