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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정말 친환경차일까…매연 없으니 OK? 전 과정 따져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자동차의 원료에서부터 운송, 폐차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평가하는 자동차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 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환경부는 세계적인 온실가스 전과정평가 추세에 맞춰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과정평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동차에 표시하도록 대기환경보전법을 내년 중에 개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전 과정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기 위해 국제 공동 연구를 추진 중이다.

LCA란 원료 채취에서부터 제품 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자동차 생애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평가하는 체계를 말한다. 단순히 운행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외에도 운송이나 폐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따져서 친환경성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대한 전과정 탄소배출량 표기를 의무화한 데 이어 2025년 이후 LCA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2025년 LCA 도입을 검토 중이다.

황인목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유럽 등 국제적으로 도입되는 LCA 시행에 대비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LCA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국내 제조사들이 해외 시장의 무역 장벽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생산 단계서 온실가스 배출 많아

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뉴스1

LCA가 도입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차종은 최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다. 전기차는 운행시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 친환경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력을 생산하거나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등 전과정 관점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유럽집행위원회(EC)가 차종별로 수명 주기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가솔린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높았으며 디젤 차량은 가솔린 차량의 85% 수준, 배터리 전기차는 45%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는 운행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은 없으나 차량 생산 단계에서 배출량이 내연기관 차량보다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국가에서 전기차를 제조하느냐도 온실가스 배출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가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LCA 평가를 진행한 결과, 가솔린 차량 대비 전기차 배출량이 유럽은 66~69%가량 낮았지만, 인도는 19%~34%가량 낮아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인도처럼 석탄 발전 비중이 큰 나라가 유럽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 체계를 갖춘 나라보다 온실가스 발생량이 훨씬 크다는 뜻이다.

정환수 교통환경연구소 연구사는 “LCA가 도입되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쪽으로 국가 전력망 시스템을 바꾸고, 폐차 단계에서도 탄소를 적게 배출하면서 재활용을 해야 한다”며 “배터리 및 자동차 수출국인 우리나라도 글로벌 환경 평가방법 확대에 대응해 국내 실정을 반영한 LCA방법론 개발, 지원 및 제도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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