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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지구상 둘뿐인 북부흰코뿔소...자식 볼 묘책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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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단 두 마리만 남아 멸종 위기에 처한 북부흰코뿔소가 개체를 복원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피부세포로 정자, 난자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죽은 북부흰코뿔소 수단. 지구상 남은 마지막 수컷이었다. EPA=연합뉴스

지난 2018년 죽은 북부흰코뿔소 수단. 지구상 남은 마지막 수컷이었다. EPA=연합뉴스

독일의 라이프니츠 동물원·야생동물연구소(IZW)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대의 하야시 카츠히코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북부흰코뿔소의 피부조직에서 배양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에서 난자와 정자로 발전할 '원시생식세포와 같은 세포'(PGCLCs)를 만들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발표했다.

PGCLCs는 지난 2016년 쥐에서 처음 만들어져 건강한 2세를 얻는 데 성공한 적 있다. 코뿔소와 같은 대형 포유류에서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2015년 체코 동물원에서 죽은 나비레(Nabire)의 피부조직을 활용했다. 북부흰코뿔소는 자연에서 이미 멸종됐다고 공인된 상태로, 지난 2018년 3월 마지막 수컷 수단(Sudan)이 45세로 죽고 딸인 나진과 손녀 파투 두 마리만 남아 자연 번식이 불가능한 상태다.

연구팀이 PGCLCs를 활용해 인공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마지막 단계에 성공하면 북부흰코뿔소가 개체 수를 늘려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생긴다.

북부흰코뿔소를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바이오레스큐'(BioRescue) 과학자들은 앞서 자연 난자와 정자를 활용한 시험관 수정을 통해 북부흰코뿔소 배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난자는 33살이 된 '나진'(Najin)에게서 태어난 22살 '파투'(Fatu)로부터 얻었고, 정자는 네 마리의 북부흰코뿔소 수컷이 생전에 남긴 것을 냉동했다. 파투는 현재 자연 난자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암컷인데, 냉동 정자를 남긴 수컷 중 일부는 파투와 친족 관계에 있어 개체 복원 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유전적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줄기세포 기술로 인공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연구팀이 PGCLCs에서 인공 난자와 정자를 만들어내면 바이오레스큐가 자연 난자와 냉동 정자를 갖고 진행한 연구와 통합되는데, 시험관 수정을 통해 배아를 만든 뒤 대리모에 착상하기 전까지 액화질소에 안전하게 보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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