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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백신 4종 추가 승인 접종 독려...FT "올 겨울 100만명 사망 위험"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5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구에서 흡입형 백신을 투약하고 있는 남성. AF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구에서 흡입형 백신을 투약하고 있는 남성. AFP=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최근 이틀간 자국 백신 4종을 추가 승인했다는 홍콩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는 서방의 권고와 우려에도 중국은 자국 백신을 고집하는 모양새다.

홍콩 명보는 7일(현지시간) “지난 이틀간 중국 4개 회사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중국 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며 “이로써 중국에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총 12종”이라고 전했다.

명보에 따르면 이 중엔 노인들이 접종하기 쉽도록 코에 뿌리는 흡입형 백신도 포함됐다. 코로나19 취약 계층인 80세 이상의 백신 접종률이 낮아 이들의 접종률을 높이려는 의도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는 지난 5일 칸시노의 흡입형 백신 접종을 시작해 80세 이상 노인의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칸시노 관계자는 “흡입형 백신은 앞으로 전국 각 성ㆍ시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중국 광저우시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6일 중국 광저우시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같은 중국 정부의 독려로 인해 중국의 백신 접종률은 증가 추세다. 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중국 전역에서 61만 2000회분의 백신이 접종됐다. 이는 전주보다 약 10% 늘어난 수치다.

다만 중국산 백신은 코로나 19 감염과 중증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백신 접종률 제고 효과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중국 시노백의 ‘코로나백’(CoronaVac)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하며 밝힌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백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51%로 나타났다. 반면 mRNA를 활용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효능은 90%가 넘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 국장은 “중국이 서방 제약회사의 백신을 도입하는 게 ‘면역 보유층’을 확대하는 데 확실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런데도 중국이 자국 백신을 고집하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일 워싱턴포스트(WP)는 “많은 전문가가 자국 백신에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양 백신을 허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지금 시점에서 서양 백신을 승인할 일은 없어 보인다. 이는 중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전했다.

지난 3월 휠체어를 타고 나온 중국의 한 노인. 중국은 80세 이상 노인의 접종률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휠체어를 타고 나온 중국의 한 노인. 중국은 80세 이상 노인의 접종률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중국의 방역 정책이 느슨해짐에 따라 다가오는 겨울에 10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 각국 정부에 감염 예측을 제공했던 모델링을 인용해 “(중국은) 노인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데다 집중치료실(ICU)도 크게 늘리지 못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만약 중국이 점진적인 방식으로 경제를 재개방할 경우 감염과 백신 접종에 따른 '혼합 면역(hybrid immunity)'은 내년 8월에나 도달할 것이라고 이 모델링은 예측했다.

로드니 존스 매크로 경제컨설팅업체 위그램캐피털자문 대표는 “중국은 점진적 조치에 어떠한 대비도 하지 않았다”며 “시 주석은 신중한 정책 전환의 일환이 아닌, 제로 코로나 반발 시위에 따른 충동적 대응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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