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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과 싸우는 '축구 황제'…브라질, 한국전 승리 바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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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이긴 뒤, 펠레 현수막을 들고 기념 촬영한 브라질 선수들. AFP=연합뉴스

한국을 이긴 뒤, 펠레 현수막을 들고 기념 촬영한 브라질 선수들. AFP=연합뉴스

브라질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을 4-1로 꺾었다. 그런데 8강에 오른 기쁨도 잠시, 브라질 선수들은 일제히 벤치로 달려가 미리 준비한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현수막엔 '축구 황제' 펠레(PELE)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현수막을 둘러싸고 웃으며 기념 사진을 찍었다.

브라질 선수단이 '펠레 현수막'을 꺼내든 이유를 펠레가 대장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대회 도중 전해졌기 때문이다. 펠레의 가족들에 따르면 올해로 82세가 된 펠레는 현재 항암치료가 진행 중이다. 최근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했다.

소식을 들은 브라질 선수들은 물론 치치 감독까지 나서서 이날 경기 후 펠레의 쾌유를 기원했다. 브라질 축구팬들 역시 펠레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을 관중석 곳곳에 걸었다. 펠레는 세계 최강 브라질 축구에서도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힌다.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1958 스웨덴월드컵부터 6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었고, 1962년과 1970년에도 고국 축구팬들에게 줄리메컵을 안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펠레를 축구를 넘어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로 뽑기도 했다.

브라질의 상징인 펠레의 입원 소식은 브라질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펠레의 쾌율를 비는 관중들의 사진을 올리며 "힘내세요 왕"이라고 썼다. 호드리구도 자산의 SNS에 "당신의 회복을 응원하고 기도합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펠레는 지난달 SNS를 통해 "우승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오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브라질은 10일 2018 러시아월드컵 준우승 팀 크로아티아와 준결승행을 다툰다. 크로아티아는 같은 날 일본과 연장 전후반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은 2002년 대회 이후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펠레와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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