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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품절 주유소’ 100곳 육박...“주말 기점으로 크게 늘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무연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무연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품절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100곳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5일 오후 2시 기준 재고가 소진된 주유소는 전국 96곳으로 조사됐다. 서울 35곳, 경기 20곳, 강원 12곳으로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오피넷 통계가 전국 주유소에서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작성하는 만큼 휘발유와 경유가 동난 주유소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정유 업계에선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품절 주유소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유소 저장 탱크에는 일반적으로 2주치 재고를 보관할 수 있는데 이번 주 목요일을 기점으로 화물연대 파업은 2주차를 넘어선다. 앞서 화물연대는 지난달 24일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전국 주유소에서 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제품 재고가 2주치라고 보면 이번 주말부터는 품절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이번 파업으로 타격이 큰 건 유조차 대부분이 멈춰섰거나 시속 5㎞로 저속 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을 운반 과정에서 유조차가 담당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국내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한 뒤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을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전국에 퍼진 송유관을 통해 거점 저유소로 운반한다. 저유소에서 전국에 흩어진 주유소로 제품을 운반하는 건 유조차가 맡는다. 송유관이 동맥이라면 유조차는 모세혈관인 셈이다. 수도권 기준으로 경기도 고양·판교 등에 석유 제품을 저장하는 저유소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풍등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곳이 휘발유를 저장하는 고양 저유소 탱크였다.

송유관이 1차 운송을 맡고 유조차가 2차 운반을 담당하는데 전체 석유 제품에서 유조차가 맡는 운송 분담률은 48%에 이른다. 반면 송유관은 28%에 불과하다. 선박은 24%다. 정부가 유조차 운송 기사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 발동을 검토하는 이유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유조차를 대체할 수 있는 차량이 없어 파업이 계속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강 업계도 파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 철강사는 경찰 협조를 받아 긴급 물량을 반출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내부에 쌓아두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매일 1만7000t가량의 철강을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당진공장을 포함해 하루 5만t가량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도 사정이 비슷하다. 한국타이어는 대전과 금산 공장은 평소 하루 평균 컨테이너 150대 분량의 제품을 출하했지만 현재는 출하량이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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