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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흘 만에 화물연대 현장조사 재시도…또 저지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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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뉴스1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운송거부가 12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화물연대에 대한 현장 조사를 다시 시도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5일 오전 10시쯤 화물연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건물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시도했다. 지난 2일 현장 조사에 나섰다가 조합원들의 제지로 건물에 진입하지 못한 지 사흘 만이다.

그러나 화물연대 측이 대표부 부재 등을 이유로 건물 진입을 저지해 현장 조사를 시작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날 오후 다시 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 부산사무소도 비슷한 시각 부산 남구에 있는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를 사흘 만에 다시 찾았으나, 사무실 문이 닫혀 있어 현장 조사를 시작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총파업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제40조(부당한 공동행위 금지)와 제51조(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를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소속 사업자에게 운송 거부(파업 동참)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했는지가 핵심이다.

공정위 부산사무소는 지난 2일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에 전달한 보고·제출명령서에서 투쟁지침, 조합원 명부, 탈퇴자 명단, 총회 의사록, 파업·운송거부 관련 공지사항, 미동참 조합원 제재 내역, 비조합원 운송 방해 관련 지시사항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합의 등과 관련된 내부 자료가 파기되면 위법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조사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일 "(화물연대의) 조사 방해가 상당히 조직적으로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고의적인 현장 진입 저지가 계속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발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고의로 현장 진입을 저지·지연시켜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압수·수색 등의 강제 조사권이 없는 만큼 공정위가 당장 무리하게 사무실에 진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지난 3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공정위가 조사를 받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협박하는데 화물연대는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정당한 노동조합이며 사업자단체가 아니기에 이를 당당히 거부한다"며 "정부가 포기해버린 국민 안전을 화물연대는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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