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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첫 공연하는 임윤찬 “바흐의 평균율 등 위대한 곡 다 연주했으면”

중앙일보

입력

"존경하는 많은 예술가들이 일본에서 공연했단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 도착했을 때 그분들의 스피릿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올해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의 소감은 남달랐다. 3일 일본 도쿄(東京) 산토리홀에서 열리는 단독 리사이틀을 위해 태어나 처음 일본을 찾았다는 그는 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에는 깊이 있는 클래식 팬이 많다고 들었다"며 "일본 관객분들의 열정적인 마음과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일본 첫 공연을 하루 앞둔 2일 도쿄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영희 특파원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일본 첫 공연을 하루 앞둔 2일 도쿄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영희 특파원

공연장의 2000여 좌석이 순식간에 매진됐을 정도로 임윤찬의 연주는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도 일본 매체 기자들이 상당수 참석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본 음악가를 묻는 질문에 "어릴 적부터 피아니스트 우치다 미쓰코(内田 光子) 선생님, 보스턴 심포니에 계셨던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小澤征爾) 선생님의 음악을 좋아했다"며 "콩쿠르에서 일본의 젊은 연주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들도 깊이 있고 진지한 음악가들이었다"고 답했다.

임윤찬은 이번 공연에서 작곡가 올랜도 기번스의 '솔즈베리경-파반&가야르드', 바흐의 '인센션과 신포니아 중 15개의 3성 신포니아'(BWV 787~801), 프란츠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과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이 곡들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임윤찬은 "건반 악기에 있어 가장 뿌리가 되는 작곡가는 누구일까 고민을 했다"며 "르네상스를 연 작곡가 기번스, 바로크 음악의 큰 뿌리를 내린 바흐, 피아노 리사이틀의 창시자인 리스트를 존경해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고 싶었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연주하고 있다. 반 클라이번 재단 트위터=뉴스1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연주하고 있다. 반 클라이번 재단 트위터=뉴스1

임윤찬은 이번 도쿄를 시작으로 대만·홍콩·싱가포르 등에서 잇따라 연주회를 갖는다. 내년 2월 하순에 다시 일본을 방문해 도쿄필하모니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황제'를 협연한다. 콩쿠르 우승 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게 된 데 대한 느낌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아무리 공연이 많다고 해도, 저는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을 해내고 다음 날에도 그날의 할 일을 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큰 심적 변화는 없습니다."

최근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적으로 큰 활약을 펼치는 데 대해선 "민족마다 잘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음악을 잘하는 민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음악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음악과 멀리 떨어진 이들에게 제 음악을 들려주는 게 꿈"이라는 그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 바흐의 평균율 등 위대한 곡들을 다 연주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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