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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CSIS 포럼]설리번 "IRA, 제로섬 아니라 한·미에 윈윈"

중앙일보

입력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ㆍ미 동맹’을 주제로 열린 ‘중앙일보-CSIS 포럼 2022’의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빅터차 CSIS 수석부소장과의 영상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IRA를 둘러싼 한국의 여러 우려를 잘 알고 있고, IRA가 배터리와 자동차 등 특정 산업과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 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ㆍ미 양국이)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내년 1월 IRA가 본격 시행될 경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게될 가능성이 크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 “전기차에 대한 우려는 (한국 측이) 명백히 표현했기 때문에 깊이 고려하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나 인센티브 측면에서 어떤 조치들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한ㆍ미 양자 대화를 통해 분명히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배터리뿐 아니라 반도체 등 전 영역에 대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과 등을 고려해 우회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세션 1. 미 중간 선거 이후 아시아 정책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세션 1. 미 중간 선거 이후 아시아 정책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설리번 보좌관은 다만 “IRA는 기후와 관련된 가장 야심찬 법으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IRA 자체를 번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현재 IRA를 있는 그대로 적용하더라도 (한ㆍ미가) 윈윈(win-win)을 만들어낼 수 있고, 미국은 EU(유럽연합) 등 다른 파트너와도 우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만을 위한 예외조항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존 햄리 CSIS 소장은 미국의 아시아 정책과 관련한 1세션 토론을 통해 “설리번 보좌관이 한국과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지만, 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ㆍ미간 온도차를 언급했다. 그는 특히 “경제가 이 시대에 중요해졌는데도 (한ㆍ미) 양국의 모든 관계는 안보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간 갈등이 나온다면 경제 관련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강요할 게 아니라 얘기를 듣고, 동맹국과 우방국이 뭘 원하며 미국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북한 도발의 비용을 계속 올려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한ㆍ미ㆍ일을 비롯한 전세계 파트너국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킨다는 구상이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세션 1. 미 중간 선거 이후 아시아 정책에서 존 햄리csis 소장겸 ceo가 발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세션 1. 미 중간 선거 이후 아시아 정책에서 존 햄리csis 소장겸 ceo가 발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설리번 보좌관은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반도내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서도 “동아시아와 인도ㆍ태평양의 안보 상황 때문에 미국의 확장억제력이 강화해야 한다는 근본적 전략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과 보다 다양한 협력적 결정 과정을 통해 확장 억제력을 강화한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며 “동맹의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도 업그레이드 할 것이란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군사 분야의 소프트웨어는 지난달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논의됐던 것처럼 미국의 핵전력 운용 과정에서 한국 등 동맹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을 뜻하고, 하드웨어는 역내 미군 역량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군사적 세부 사항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전술핵 관련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ㆍ미ㆍ일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가치 동맹’을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철통같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의지는 공고하다”며 “ 북ㆍ중ㆍ러 등 독재국이 제기하는 전례없는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미래지향적이고 글로벌적 공동 이니셔티브를 재정의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력의 대상을 경제와 안보를 비롯해 우주 활용, 보건, 기후변화 등 전영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역시 축사를 통해 한·미 관계와 관련 “한국과 미국은 자유,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이자, 복합적이고 다층화되는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중앙일보-CSIS 포럼 2022‘가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격변기의 한미동맹‘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20221201

중앙일보-CSIS 포럼

 2011년부터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포럼.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대외 정책 입안자들을 비롯한 양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동북아 정세와 미래 아시아 평화의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다. 포럼은 서울과 워싱턴에서 번갈아 열리는데 최근 2년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적인 싱크탱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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