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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처럼, 삼성그룹도 전문경영인 여성 CEO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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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주요 대기업이 핵심 경영진으로 여성을 잇달아 발탁하면서 이른바 ‘유리천장 뚫기’가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LG그룹에서 비(非)오너가 출신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되면서 조만간 발표 예정인 삼성 임원 인사에서도 여성의 약진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24일 이정애(59)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차기 CEO로 내정했다. 이 사장은 1986년 이 회사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그룹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2009년)→첫 여성 전무(2012년)→첫 여성 부사장(2015년)을 거쳐 입사 36년만, 임원 된 지 13년 만에 여성 CEO에 올랐다.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등 주요 사업군에서 핵심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 공을 인정받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LG그룹에선 광고 지주회사인 지투알의 박애리(55)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여성 CEO 자리에 올랐다. ‘여성 CEO 투톱’인 셈이다. CJ그룹은 지난달 CJ올리브영 신임 대표에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선정(45) 경영리더를 승진시켰다.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재계에선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도 전문경영인 여성 CEO 1호가 배출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뒤 주도하는 첫인사기도 하다.

현재 삼성 계열사의 사장급 이상 임원 중 여성은 이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와 더불어 대기업 여성 임원의 나이는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인사에서 갤러리아 부문 김혜연(41) 프로를 신임 임원으로 선임했다. 한화솔루션에서 1980년대생 여성 임원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여성 CEO, 임원 수는 여전히 미미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500대 기업 CEO 659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 CEO는 1.7%(11명)에 불과했다. 10년 전(1.0%)보다 0.7%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여성 임원 수도 아직은 부족하다.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가 올 상반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상장사 매출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을 집계한 결과 총 403명으로 전체 임원(7175명)의 5.6%에 불과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주요 대기업의 여성 신입사원 비중은 30~40%인데 여성 임원은 이제 5% 넘는 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LG그룹에서 첫 여성 CEO가 배출된 만큼 다른 기업에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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