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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지주, 화재·증권 자회사로 편입 “자녀 승계 대신 그룹 효율성 선택한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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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용범

김용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22일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계열사들의 이익 체력이 받쳐주면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면을 통해 받은 김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다른 기업들이 핵심 사업부문을 분할해 모 회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사례들과 반대 행보다.
“이번 결정으로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은 75.8%에서 45.9%로 준다. 지분 75.8%면 절반 가까이 증여세를 내고도 자녀들이 30%대 지배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45.9%면 불가능하다. 조 회장이 2년 전부터 ‘승계를 하지 않을 테니 그룹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증권과 화재의 이익이 2년 이상 1조원을 넘는 시점을 기다렸다. 자본 규제와 주주들의 반대 등의 변수를 고려했을 때 나온 계산이다. 증권과 화재 당기순이익의 합이 지난해에는 1조4300억원, 올해 3분기까지 1조3600억원 정도다. 올해 전체로 따지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 같고, 내년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어떤 것을 기대하나.
“기존에는 좋은 사업 기회가 있어도 기업 지배구조 때문에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3개사가 다 상장돼 있으니 주주총회를 열어 동의를 받는 등의 과정 때문에 10개월에서 1년이 지체됐다. 앞으로는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더욱 빨리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메리츠 3인방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2년 전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계획을 밝혔고, 그 약속을 지켰다. 이번에도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내년부터 연결 순이익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우리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신뢰 때문에 괜찮은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위험이 커져서, 화재는 새 국제 회계기준(IFRS17)과 금융당국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때문에 자본 확충이 필요해 내린 결정이란 분석도 있다.
“전혀 아니다. 증권과 화재 모두 PF의 경우는 90% 이상이 선순위 채권이고, A급 건설회사의 책임 준공이거나 대형 은행 계열 신탁사들의 책임준공 보증이 붙은 것까지 합치면 98%가 넘는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한 자본 확충도 전혀 필요하지 않다. 현재 유동성이 넘쳐서 1년 반 동안 펀딩이 안 돼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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