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75년째 계속된 전통인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중간선거와 관련해 '뼈 있는 농담'을 던지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투표가 있었고, 개표가 이뤄졌고 검증됐다"며 "부정투표도 반칙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선거 사기를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그의 지지자들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다.
그는 또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의미하는 '레드 웨이브'가 없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번 시즌의 유일한 '레드 웨이브'는 (내 반려견인) 저먼 셰퍼드 커맨더가 빨간 크렌베리 소스를 식탁에 엎는 것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추수감사절을 사흘 앞두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초콜릿'과 '칩'이란 이름의 칠면조 두 마리를 사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초콜릿칩에서 따온 이름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면으로 두 칠면조는 추수감사절 칠면조 구이 신세를 면하고 방목된다.
백악관 칠면조 사면 행사는 역대 몇몇 대통령이 농부들이 준 칠면조를 먹지 않고 살려준 것에서 유래했으며,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1989년 백악관 공식 연례행사로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발코니에서 고개를 내밀고 행사를 보던 손자 '보'를 청중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넷째 아이다.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은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의 체리포인트 해병 항공기지를 방문해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앞둔 장병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바이든 부부는 앞치마를 두르고 장병들에게 직접 배식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인구의 1%에 해당하는 장병들이 나머지 99%를 지키기 위해 희생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탱하는 중추와 힘줄, 척추"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장병과 가족을 챙기는 게 국가의 성스러운 의무라고 강조한 뒤 "세계 역사상 가장 우수한, 최강의 전투 부대"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