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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대 국민타자… 이벤트 경기에서 펼쳐진 사제대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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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곰들의 모임에서 팬들을 만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뉴스1

20일 곰들의 모임에서 팬들을 만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뉴스1

'야신' 김성근 감독과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이 사령탑과 사령탑으로 만났다. 두산 베어스가 개최한 팬미팅에서 열린 친선 경기가 무대였다.

두산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곰들의 모임'을 열었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는 그 어느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이승엽 감독이 두산 팬들 앞에 서는 첫 공식 행사였다.

현역 시절 KBO리그 최다 홈런을 때린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14일 두산과 계약했다. 은퇴 이후 코치 경력도 없지만, 두산은 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곰들의 모임에 참여한 팬들도 이승엽 감독을 환영했다. 팬 사인회 열기가 뜨거워 예정된 시간을 넘길 정도였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은 조금 어색하다. 두산 유니폼은 처음이고, 팬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많은 팬들이 정수빈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해주셨다"며 웃었다.

20일 곰들의 모임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연합뉴스

20일 곰들의 모임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연합뉴스

이승엽 감독은 취임 이후 이천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단을 알아가고, 다가올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한 달 동안 힘든 훈련을 잘 견뎌줬다. '말리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정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특별한 이벤트도 열렸다. 두산과 JTBC 예능 최강야구와의 경기였다. 최강 몬스터즈 초대 감독이었던 이승엽 감독은 두산을 이끌고 몬스터즈를 상대했다. 단순한 친선경기지만 팬들의 반응은 뜨거워 2만2000석이 매진됐다.

경기 전 선수들을 지도하는 김성근 최강 몬스터즈 감독. 뉴스1

경기 전 선수들을 지도하는 김성근 최강 몬스터즈 감독. 뉴스1

이승엽 감독의 뒤를 이어 몬스터즈를 지휘하고 있는 건 김성근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이 끝났고, 이 감독이 떠난 몬스터를 이끌게 됐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잘 아는 사제지간이다. 이승엽 감독이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뛰던 시절, 김 감독이 코치로 활약을 도왔다.

김성근 감독은 "페넌트레이스보다 재미있다. 1군 야구는 아니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대하는 모습이 남다르다. 이렇게 진지하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라고 웃었다. 박용택, 정근우 등은 김성근 감독과 함께 프로 생활을 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나이를 들을 때마다 놀란다"면서도 "훈련량은 20대의 절반 정도지만 야구선수로서의 머리가 있다"고 말했다.

20일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최강 몬스터즈. 정근우(왼쪽부터), 박용택, 김성근 감독, 이대호. 연합뉴스

20일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최강 몬스터즈. 정근우(왼쪽부터), 박용택, 김성근 감독, 이대호. 연합뉴스

최강 몬스터즈 선수들은 두산으로 떠난 이승엽 감독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정근우는 "몬스터즈 창단 멤버다. 이승엽 감독님이 지금까지 같이 해오다가 책임감 없이 떠났다"며 "이겨서 최강 몬스터즈가 왜 강한지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박용택도 "두산은 체질적으로 싫다. 두산과 하면 언제든지 이기고 싶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도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이 감독은 "많은 야구 팬들이 오신 만큼 웃고 즐기는 건 없다. 최선을 다해서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강야구 유니폼을 벗었기 때문에 전신 팀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예우는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의 2023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내년 2월 1일 스프링캠프를 앞둔 이승엽 감독은 "하루를 쉬면 이틀, 사흘을 쉬고 싶어지는 게 사람이다. 선수들이 자신과 타협하지 말고, 비활동 기간 훈련을 잘 소화했으면 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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