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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2인자, 금리인상 느려진다면서…"꼭 해야할 일 있다" 단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우리는 추가로 해야 할 일이 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인자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붙인 단서다. 금리를 낮추는‘Fed 피벗(pivot·입장 선회)’은 기대할 상황은 아니라는 메시지다.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2일 시사한 '천천히 그러나 높고 길게(Slower but Higher & Longer)' 이어지는 긴축과 맥을 같이한다.

브레이너드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곧 더 느린 (기준금리) 인상 속도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약 9개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거의 4%포인트 인상했고, 긴축의 누적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Fed의 고강도 통화 긴축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어 “(고강도 통화 긴축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보다 신중하게 데이터(경제 지표)에 기반해 움직이는 것이 타당하다”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정까지 추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마지막 FOMC는 다음 달 13~14일(현지시간) 열린다.

12월 FOMC ‘빅스텝’ 가능성 ↑

브레이너드의 발언은 경제지표를 통해 긴축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긴축의 감속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7.7%로, 9월 상승률(8.2%)은 물론 시장 전망치(7.9%)도 밑돌며 인플레 둔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은 벌써 긴축 감속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Fed가 다음 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에서 빅스텝을 밟을 확률은 80.6%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확률(29.4%)을 크게 앞섰다. 지난달 14일에는 자이언트스텝(69.8%)이 빅스텝(19.4%)보다 우세했다.

“할 일 더 있다”…금리 인하는 ‘시기상조’

하지만 브레이너드는 단서 조항을 붙였다. 그는 “강조해야 할 정말로 중요한 것이 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일을 했지만, 추가로 해야 할 일이 더 있다”고 강조했다. 속도는 좀 늦출 수 있지만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흐름 자체를 멈출 일은 없다는 단호한 의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좀 더 (경제에) 제약적인 영역으로 들어갈수록 리스크도 양면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물가상승률 목표(2%)를 달성하는 데 아주 많이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야기할 우려가 있지만 아직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의미다.

Fed 인사들 “아직 갈 길 멀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최근 쏟아지는 다른 Fed 인사들의 발언도 브레이너드 부의장과 결을 함께 한다. 속도 조절은 있을지언정 ‘금리 인하’ 카드는 쉽게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물가 상승률 둔화는) 정말로 좋은 뉴스”라면서도 “8%를 넘는 것보다는 낫지만 안심할 만큼 (Fed 목표치인) 2%에 충분히 가까워진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물가는)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통화정책이 당분간 더욱 제약적인 수준이 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물가상승률이 아직 높고 지속할 가능성이 커 통화정책으로 할 일은 많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아직 갈 길이 멀다”) 발언도 브레이너드와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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