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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억2000만원 아니다… 다년 계약도 가능한 퓨처스 FA 이형종

중앙일보

입력

퓨처스 FA로 풀리게 된 외야수 이형종. 연합뉴스

퓨처스 FA로 풀리게 된 외야수 이형종. 연합뉴스

어지간한 FA(프리에이전트) 못지않다. 퓨처스 FA 자격을 얻은 '광토마' 이형종(33)이 다년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KBO는 13일 2023년 퓨처스리그 FA 자격 선수 16명을 공시했다. 18일부터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LG 트윈스 이형종이다.

퓨처스 리그 FA는 'KBO리그 등록일이 60일 이하인 시즌이 통산 7시즌 이상인 선수'가 얻을 수 있다. 이형종은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하고, 부상을 겪는 바람에 6시즌이나 60일 이하로 등록됐다. 올해는 외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55일 밖에 1군에 머무르지 못했다.

2016년부터 외야수로 1군에서 뛰기 시작한 이형종은 통산 624경기 타율 0.281, 63홈런, 254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26경기에서 타율 0.264(63타수 14안타), 7타점에 머물렀다. 역설적으로 많이 뛰지 않으면서 퓨처스 FA 가 된 게 이형종에겐 오히려 기회가 됐다.

퓨처스리그 FA를 영입한 구단은 계약하는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금으로 선수의 원소속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반드시 소속 선수로 등록해야 한다. 다만 2023시즌 연봉은 올해 연봉의 100%를 초과할 수 없고, 계약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이형종의 2022년 연봉은 1억2천만원이다.

다만 이 조항은 2022년에만 적용된다. 원소속구단이 아니더라도 이형종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옵션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2022년엔 연봉 1억2000만원, 2023년엔 '연봉 2억원+인센티브 1억원', 2024년엔 '연봉 3억원+인센티브 2억원'과 같은 형태의 계약도 가능하다.

이형종의 에이전시도 이와 같은 사실을 KBO에 확인했다. KBO도 다년 계약과 인센티브 계약이 가능하다는 걸 인정했다. KBO 관계자는 "첫 해 연봉만 정해져있을 뿐, 다년 계약은 자유롭게 맺을 수 있다"고 했다. A구단 관계자는 "보상금이 1억2000만원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FA보다 더 매력있는 자원"이라고 했다.

KBO는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통해 격년제로 열리던 2차 드래프트를 폐지하고 퓨처스리그 FA 제도를 신설했다. 2군 유망주들의 자유로운 팀 이적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FA 제도를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자격을 채운 14명 중 FA를 신청자는 kt wiz 전유수, 전 두산 베어스 국해성, 전 NC 다이노스 강동연 등 단 3명뿐이었다. 하지만 전유수와 강동연은 잔류했고, 국해성은 계약이 불발돼 독립리그로 떠났다. 결국 퓨처스 FA는 올 시즌을 끝으로 사라지게 됐다.

LG 역시 이형종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난항을 겪었고, 퓨처스 FA 신칭을 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1년 1억2000만원짜리'가 아닌 '2년 10억, 3년 20억'짜리 계약도 가능한 상황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수혜자가 이형종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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