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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 문 안 닫는다…조직 줄여 영업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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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와 전 직원 정리해고 통보로 논란이 됐던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이 방침을 철회하고, 조직을 줄여 회사 영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는 10일 임직원·노동조합과 공동으로 낸 호소문에서 “기존에 발표한 11월 30일부 사업 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슬림화한 구조 아래 효율성을 바탕으로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노사는 직원 30% 구조조정에 합의하고 이날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경영진은 ‘오너 경영 실패’라는 따끔한 지적에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유제품 소비 감소와 원재료비·유류대 상승 등 대외 경영 환경 악화까지 겹쳐 지난 4년간 누적 적자가 300억원이 넘고 올해에만 180억원 이상 적자가 예상되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경영진이 사업을 종료하고, 전 직원 350여 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한 이후 노사 간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당초 사업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각 자체가 어려워 지면서 사업 종료를 선택했었다. 이에 직원들은 물론 대리점주와 낙농가, 협력업체 측에서도 서울 문래동 사옥 앞에서 시위하는 등 크게 반발해왔다. 결국 4차례 교섭을 통해 선 구조조정 및 영업 지속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업무를 마무리 중이었기에 직송 농가를 제외하면 낙농진흥회와 원유 계약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당장 원·부자재 수급부터 난제”라며 “은행·협력업체와 거래 재개, 대리점·직원들과 신뢰 재형성 등 앞으로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유제품 소비가 줄어드는 등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 현재 푸르밀은 신준호 전 회장(60%)과 차남 신동환 대표(10.0%) 등 오너 일가가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이다. 그래서 푸르밀은 범 롯데 계열 기업으로 분류된다. 푸르밀은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리해 독립했고, 2008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그동안 ‘가나초코우유’ ‘비피더스’ 같은 제품을 생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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