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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돈세탁 뒤 그가 있었다…돈 뿌리며 벤틀리 자랑한 셀럽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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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인스타 ‘허시퍼피’, 사기·해킹·北 돈세탁까지 관여…징역 11년

소셜미디어(SNS)에서 돈다발을 뿌리고 각종 명품과 고급 차를 자랑하던 아프리카의 한 인플루언서가 미국 연방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인플루언서는 미국 로펌 등 외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기와 해킹 등을 통해 가로챈 돈으로 호화생활을 해 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 지방법원은 나이지리아 출신의 라몬 아바스(40)에게 징역 1년형과 170만 달러(약 23억원) 피해 배상 판결을 내렸다.

아바스는 인스타그램에서 ‘레이 허시퍼피’라는 이름의 부동산 개발업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수백만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였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대중들의 부러움과 관심을 샀다. 아바스가 올린 게시물에는 돈다발을 흩뿌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 명품 패션을 자랑하는 사진 등이 줄을 이었다. 또 벤틀리, 페라리, 벤츠, 롤스로이스 등 최고급 차량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뒤 “#올 마인(AllMin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올리기도 했다.

아바스는 2020년에는 “모나코에서 스시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파리에서 디올 스파에서 얼굴 관리를 받기 위해 헬기를 예약하고 난 다음, 구찌에서 샴페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감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러나 아바스가 온라인 해킹, 사기 등을 통해 2400만 달러(약 330억원) 넘는 돈을 가로챈 뒤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추적에 나섰다.

아바스와 일당은 은행의 정상적인 계좌송금 요청 이메일인 것처럼 조작하거나 은행원을 사칭하고 가짜 홈페이지를 만드는 방식 등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영국 축구구단 등으로부터 훔쳐낸 돈을 세탁하는 데도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바스는 2019년 북한 해커들이 몰타의 한 은행에서 훔쳐낸 1470만 달러(약 202억원)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은행들로 이동시켜 세탁하는 것도 도왔다.

아바스는 인스타그램 속 호화생활을 단서로 추적에 나선 FBI에 덜미를 잡혔고 결국 2020년 6월 두바이에서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일부 자금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판사에게 잘못을 뉘우친다는 반성문도 제출했다.

아바스가 운영하던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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