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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호 탈선에 전장연 시위…‘지옥철’에 갇힌 출근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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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6일 오후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7일 오전 코레일 복구반원들이 사고 열차를 크레인으로 옮기고 있 다. 이 사고로 수도권 1호선 지하철과 KTX 등 열차가 서행 운전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7일 오전 코레일 복구반원들이 사고 열차를 크레인으로 옮기고 있 다. 이 사고로 수도권 1호선 지하철과 KTX 등 열차가 서행 운전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연합뉴스]

6일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부근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의 여파로 7일 출근길 열차 이용에 상당한 불편이 이어졌다. 여기에 한동안 멈췄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까지 재개되며 이날 출근길 혼란이 가중됐다. 서울 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은 이날까지 지연 또는 혼잡이 이어졌다. 1호선 경인선 급행열차(구로~동인천) 구간은 일부 운행이 멈췄다. 광명역~영등포역 셔틀전동 열차도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직장인 김모(45)씨는 “원래 종로3가에서 1호선을 갈아타고 시청에서 내려야 하는데 버스를 탔다”며 “지하철 차질운행 여파인지 콩나물 버스였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아침에 1호선 타고 서울역 나오다가 압사당하는 줄 알았다” “내일은 지하철 타도 될 지 의문”이라며 출근길 혼잡에 대한 불만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날 오전 개봉역, 신도림역 인근에서는 “숨이 막힌다”거나 “사람이 너무 많으니 질서 안내 좀 해 줬으면 좋겠다”는 경찰·소방 신고 12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의 늑장 ‘긴급문자’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시는 오전 8시27분쯤 안전안내문자로 “전일 무궁화호 탈선 사고로 1호선 열차가 지연운행돼 혼잡하다”며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상당수 시민이 출근했거나 출근 도중인 시각이었다. 지하철 1호선을 운용하는 서울교통공사도 이날 오전 9시10분에서야 트위터 계정에 ‘1호선 상·하선 열차가 지연운행되고 있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날 오전 출근길 서울 신도림역 모습. [뉴스1]

이날 오전 출근길 서울 신도림역 모습. [뉴스1]

코레일은 6일 밤 열차 탈선 사고 발생 직후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160명의 인력과 기중기, 모터카 등 장비를 투입해 밤샘 작업을 벌였으나 7일 출근시간대까지 정상화되지 않았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5시30분에야 복구작업을 완료하고 급행 및 일반 전동열차 운행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KTX 및 일반열차 운행도 재개됐으나 연쇄지연이 불가피해 이날 운행중지 및 조정된 열차는 8일부터 정상화될 예정이다. 앞서 코레일은 7일 첫차부터 복구때까지 228대 열차의 운행을 중지하거나 단축했다. 정상운행이 예정된 열차들도 한 두시간가량 출발이 늦춰지기도 했다. 이에 서울역 등 주요역에선 극심한 혼잡이 이어졌다.

이날 전장연은 이태원 참사 추모 기간 동안 중단했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재개했다. 참가자들은 삼각지역에서 4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탄 뒤,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5호선→9호선 국회의사당역, 5호선→8호선 강동구청역으로 향했다. 이날 시위로 4호선 상선 15분·하선 17분, 5호선 상선 15분·하선 11분, 8호선 하선 38분이 지연됐다.

직장인 최모(37)씨는 “그간 전장연 시위로 5~10분 정도 늦는 경우가 있었지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 이후 생각이 많아졌다”며 “악몽같은 이태원 참사 후 사람들이 과밀에 더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졌다고 느낀다. 이런 방식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호선으로 명동에 출근하는 최씨는 열차가 서울역에서 완전히 멈춘 상태로 15분간 움직이지 않아 회사에 30분 정도 지각했다.

전장연은 11일까지 매일 오전 7시30분 삼각지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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