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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KS는 ‘빈부 격차’ 시리즈?…키움-SSG 연봉 격차만 171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 시즌 81억 원의 연봉을 받는 SSG 좌완투수 김광현. 뉴스1

올 시즌 81억 원의 연봉을 받는 SSG 좌완투수 김광현. 뉴스1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달라도 너무나 다른 두 구단의 맞대결.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두고 여러 전문가들은 이런 표현을 쓰곤 한다. 태생 자체부터 다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맞대결이 지닌 경제적 차이를 분석하면서다.

KBO는 매년 2월이 되면 각 구단의 연봉 자료를 공개한다. 모든 선수들의 연봉은 물론 구단별 연봉총액, 전체 인상률 등 소위 ‘몸값’이라고 표현되는 각종 세부 데이터가 드러난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10개 구단의 연봉 지표가 빠짐없이 공개됐다.

많은 이들이 가장 큰 관심을 두는 대목은 역시 소속선수 연봉총액이다. 각 구단의 몸집 크기가 적나라하게 비교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KS를 치르고 있는 키움과 SSG의 몸집 차이는 어느 정도가 될까.

먼저 키움은 총액 56억 원으로 전체 9위를 기록했다(10위는 47억 원의 한화). 지난해에는 62억 원으로 전체 6위의 몸집이었지만, 많은 연봉을 받던 FA 박병호 이탈 등의 이슈로 총액이 줄어들었다. 10개 구단 중 올 시즌 총액이 감소한 곳은 키움뿐이다.

반대로 2021년 1월 닻을 올린 SSG는 올해 살집이 많이 붙었다. 지난해에도 97억 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는데 130억 원가량이 늘어나 227억 원으로 기존 자리를 지켰다. 올 시즌 총액 2위 삼성 라이온즈의 98억 그리고 키움의 56억 원과 비교하면 몸집 격차가 두드러진다.

키움에서 가장 많은 7억5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외야수 이정후. 뉴스1

키움에서 가장 많은 7억5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외야수 이정후. 뉴스1

이러한 키움과 SSG의 차이는 ‘태생적 다름’에서부터 출발한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구단이다. 2007년을 끝으로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뒤 히어로즈라는 이름만 계속 유지하고 있을 뿐 우리담배와 넥센타이어 등 네이밍 스폰서들이 구단명을 채웠다. 2019년부터는 연간 100억 원 이상을 후원하는 키움증권이 명명권을 사용 중이다.

이와 달리 SSG는 든든한 후원자를 둔다. 바로 신세계그룹이다. 유통 재벌인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월 기존의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새 구단을 탄생시켰다. 이어 출범과 함께 수백억 원대의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SSG가 강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2일 한국시리즈에서 SSG가 키움을 꺾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2일 한국시리즈에서 SSG가 키움을 꺾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기업의 유무는 구단 운영 방법에서의 차이를 낳는다. 키움은 연말 스토브리그가 다가와도 대형 FA 영입은 쉽게 꿈꾸지 못한다. 통 크게 돈을 내줄 모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핵심 선수를 내보내면서 얻은 수익으로 구단을 운영해야 하는 형편이다.

반면 SSG는 언제나 지갑을 활짝 열고 있다. 지난해 출범과 발맞춰서는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전격 영입했고, 올 시즌에는 김광현 컴백을 이끌었다. 둘의 현재 연봉은 각각 27억 원과 81억 원. 키움의 연간 운영비 못지않은 액수다.

키움 선수들이 5일 SSG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뉴스1

키움 선수들이 5일 SSG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소속선수들의 연봉 차이도 크다. 키움은 최고연봉자가 7억5000만 원의 이정후다. 그러나 SSG에는 김광현과 추신수를 비롯해 24억 원의 한유섬과 다년계약을 통해 각각 18억 원과 16억 원을 받는 박종훈과 문승원 등 수십억 대 연봉자가 즐비하다.

이처럼 몸집에선 큰 격차를 보이지만, 야구는 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KS는 증명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고액연봉자가 많고, 휴식도 많이 취한 SSG의 압승을 점쳤다. 그러나 KT 위즈와 LG 트윈스를 차례로 꺾고 올라온 키움이 KS에서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앞세워 팽팽한 승부를 벌이면서 야구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과연 남은 결과는 자본주의의 법칙을 따르게 될까, 아니면 이를 거스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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