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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비싼 폰'은 강했다...스마트폰 시장 양극화

중앙일보

입력

삼성 갤럭시S23 예상 렌더링 이미지. 사진 온리크스

삼성 갤럭시S23 예상 렌더링 이미지. 사진 온리크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추락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불황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3억1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오히려 10% 이상 늘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113만원(800달러) 이상의 제품은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따로 분류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 카테고리로 경쟁하는 제품은 사실상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와 삼성전자의 갤럭시 S·Z 시리즈뿐이다.

서울 시내 통신사 매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을 보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통신사 매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을 보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양극화...애플, 삼성만 살았다

스마트폰 양극화 현상 속에 삼성전자와 애플,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실적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시장 위축 여파로 3분기 ‘어닝 쇼크(실적충격)’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문별로 보면 조금씩 분위기가 달랐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인 5조1200억원에 그쳤다.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 역시 TSMC에 내줬다.

다만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다소 미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32조2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3조2400억원으로 3.5% 감소하는 데 그쳤다. 비수기인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를 고려하면 예상 밖의 선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디스플레이(SDC) 부문은 오히려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을 포함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중소형 수요가 증가하고 주요 고객사가 출시한 신제품 내 점유율이 증가하며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대폭 성장했다”고 밝혔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4, 삼성 갤럭시Z4 등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을 확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60% 이상을 공급한다.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애플 매장. 김현예 특파원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애플 매장. 김현예 특파원

"아이폰은 필수품?"...경기 불황에도 애플 '나 홀로 질주'

특히 전 세계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애플은 대부분의 경쟁업체가 3분기 체면을 구길 때도 유일하게 '실적 질주'를 이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아이폰 시리즈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 역시 애플과 함께 웃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기 불황 우려에도 아이폰14 시리즈만큼은 오히려 공급 이슈를 계속 고민해야 할 정도로 잘 팔릴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매출이 시장 기대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결국 전년 대비 늘었다”며 “시장 침체와 강달러 등에도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아이폰만의) 강력한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의 중국 업체들은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애플의 3분기 출하량이 6.4% 늘어난 사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브랜드 8곳의 출하량은 같은 기간 무려 13%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에서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일수록 오히려 스마트폰을 '필수품'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면서 "고가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가 좀처럼 줄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가전 매장에서 고객이 갤럭시S22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가전 매장에서 고객이 갤럭시S22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고가 폰 내놓자"...삼성 '갤럭시 S23' 조기 등판 검토

삼성전자의 경우 신흥 국가 시장에서 주력 판매 모델로 내세우던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의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갤럭시 A 시리즈는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약 60% 비중을 차지한다. 앞선 3분기 역시 중저가 모델 판매량이 타격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의 갤럭시Z 시리즈 등 플래그십 폰 위주 판매 전략으로 실적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당분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업체들의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삼성전자도 최근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3의 조기 등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갤럭시 S22의 출시일이었던 2월 25일과 비교해 2~3주 이상 빠른 시기에 신형 모델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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