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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vs 최정 삼성화재배 결승 대결, 꿈의 매치 성사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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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김명훈 9단과 대국 중인 신진서 9단. 이날 김명훈 9단을 물리친 신진서 9단은 7일부터 최정 9단과 결승전을 치른다. 사진 한국기원.

5일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김명훈 9단과 대국 중인 신진서 9단. 이날 김명훈 9단을 물리친 신진서 9단은 7일부터 최정 9단과 결승전을 치른다. 사진 한국기원.

당대 최강 신진서냐, 바둑 여제 최정이냐.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은 한국을 대표하는 두 인기 기사의 대결로 압축됐다. 5일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 둘째 날 경기에서 신진서 9단이 김명훈 9단을 233수 만에 흑 불계승하고, 전날 변상일 9단을 꺾고 먼저 결승에 오른 최정 9단과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한국 선수끼리 만난 건, 2007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신진서와 최정의 메이저 세계 대회 결승전은 한국 바둑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꿨을 환상의 매치업이다. 세계 대회 결승전 최초의 성 대결이라는 흥행 요소도 충분하지만, 바둑TV를 켜면 절반은 신진서 아니면 최정이 나온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두 선수는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인기 스타다. 더욱이 삼성화재배는 두 선수에게 각별한 대회다. 신진서 9단은 2년 연속 삼성화재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고, 최정 9단은 “세계 통합기전에서 꼭 우승하고 싶은데 이왕이면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결승전은 당대 최강자 신진서 9단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다. 최정 9단과의 상대 전적도 4전 전승으로 압도한다. 그러나 삼성화재배는 본선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2주일 만에 다 끝내기 때문에 여느 대회와 달리 기세가 중요하다. 기세라면 최정 9단이다. 16강에서 일본 일인자 이치리키 료 9단을 물리쳤고, 8강에서는 중국의 강호 양딩신 9단도 꺾었다. 이어 국내 2위 변상일 9단마저 4강에서 돌려세우면서 여자기사 최초로 세계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4일 국후 인터뷰에서 최정 9단이 “5일 누가 이기든 나보다는 부담감을 더 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5일 열린 신진서 9단과 김명훈 9단과의 4강전은 중반까지 팽팽했다. 이번 대회 최정 9단의 바람이 워낙 거셌지만, 한국 7위 김명훈 9단의 활약도 눈부셨다. 32강에서 중국 2위 리쉬안하오 9단을, 16강에서 삼성화재배 2회 우승에 빛나는 중국 탕웨이싱 9단을, 8강에서 2014년 삼성화재배 우승자 김지석 9단을 차례로 격파하고 생애 첫 세계 대회 4강에 올랐다. 그 놀라운 기세가 당대 최강자와의 대결에서도 이어졌다. 중반 한때 신진서 9단의 승률이 30% 이하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형세는 한 번에 뒤집혔다. 불안한 낌새를 감지한 신진서 9단이 무려 20분 15초의 장고 끝에 둔 97번째 수가 분수령이 됐다. 상대 대마의 사활을 추궁하는 묘수는 아니었다. 차분하게 하변 집을 지키는, 어쩌면 심심한 수였다. 97수 이후 김명훈 9단에게도 역전할 기회가 있었으나 형세 판단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신진서 9단이 몇 차례 선수를 교환하자, 그 어지러웠던 판이 금세 정리돼 버렸다. 최강자다운 노련한 국면 운영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에 진출한 최정 9단. 7일부터 신진서 9단과 우승컵을 놓고 3전 2승제 승부를 펼친다. 사진 한국기원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에 진출한 최정 9단. 7일부터 신진서 9단과 우승컵을 놓고 3전 2승제 승부를 펼친다. 사진 한국기원

이날 승리로 신진서 9단은 2020년부터 3년 연속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이 또한 대회 첫 기록이다. 국후 인터뷰에서 신진서 9단은 “최정 9단이 경험도 많고 승부사이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 같다”며 “공교롭게도 3년 연속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르게 됐는데 이번에는 최대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배, 아니 메이저 세계 대회 사상 첫 결승전 성 대결은 7일부터 3전 2승제로 진행된다.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각자 제한시간 2시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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