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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 “유럽 기온 30년간 세계 평균의 2배 빠르게 상승”

중앙일보

입력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19일 영국 트라팔가 광장 분수에서 한 사람이 더위에 못이겨 머리에 물을 적시고 있다. AP=연합뉴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19일 영국 트라팔가 광장 분수에서 한 사람이 더위에 못이겨 머리에 물을 적시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의 기온이 지난 30년간 세계 평균의 2배 이상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2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가 발간한 유럽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1년까지 유럽의 기온은 10년마다 0.5도씩 올랐다.

이 같은 기온 상승의 여파로 알프스 지역의 얼음층 두께는 30m가량 감소했으며 그린란드에서는 얼음층이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WMO는 지구 온난화의 지역별 편차가 나타나는데, 유럽은 온난화가 가장 여실하게 드러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10년마다 0.5도씩 기온이 오른 것은 세계 평균 기온 상승 폭과 비교하면 2배의 규모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다만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 배출이 유럽 지역에서 유독 많은 것은 아니며 오히려 성공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선도하는 곳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WMO는 “유럽은 기후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199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유럽 온실가스 배출량은 31% 감소했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유럽 지역의 기온 상승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유럽 지역의 기온은 지금까지 관측한 것과 유사하게 지구 평균을 웃도는 속도로 상승할 것”이라며 “가뭄과 산불 등 이상 고온이 초래하는 재난 역시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에도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사상 최초로 40도를 넘는 기온을 기록한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곳곳에서 40도를 웃도는 날씨가 나타났고 영국과 프랑스와 그리스 등에서는 산불 피해도 잇따랐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유럽은 기후변화에 잘 준비된 사회이더라도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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