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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 공시까지 먹는다…모든 연령대 '사교육 공룡' 탄생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9년 메가스터디 주최로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정시 지원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 2019년 메가스터디 주최로 열린 입시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정시 지원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입시업체 메가스터디교육이 공무원 수험시장 1위 에스티유니타스를 인수하면서 사교육 ‘공룡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초‧중등과 대입에서 매출 1~2위를 다투는 메가스터디교육이 공무원 분야 경쟁력을 갖추고 내년에 영유아 프로그램까지 출시하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교육기업이 된다. 메가스터디와 에스티유니타스는 '1타 강사'를 두고 법정 공방까지 벌인 관계라 업계에서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메가스터디, 에스티유니타스 1800억원에 인수 

29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교육은 영단기‧공단기를 운영하는 에스티유니타스를 1800억원에 양수한다고 21일 공시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총 1800억원을 투입해 에스티유니타스의 전체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독과점 승인 여부가 남아있어 양수예정일인 내년 10월 21일까지는 각 회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중앙포토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중앙포토

메가스터디교육은 2014년부터 추진하던 매각이 뜻대로 안 되자 대규모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다시 매각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가스터디교육 관계자는 “현재 공무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교육 기업 인수합병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2015년 4월 메가스터디의 중‧고등 오프라인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교육용역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현재 성인교육 전문회사 메가엠디, 학습서‧참고서를 출판하는 메가스터디북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공무원 시험 분야에 진출했지만, 시장 점유율이 6~7%라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작구 공단기 학원 건물. 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공단기 학원 건물. 연합뉴스

2011년 설립된 에스티유니타스는 발 빠르게 성장했지만, 기업공개(IPO)에 난항을 겪으면서 재정난이 심화했다. 2021년 현현교육(스카이에듀) 영업을 중단하고, 올해 초 글로벌 유학‧입시교육업체 프린스턴리뷰를 매각했다. 현재 공단기(공무원)‧영단기(영어)‧뷰티르샤(미용)를 운영 중이다.

공단기 인수로 시장 점유율 절반 넘을 듯 

메가스터디교육이 업계 1위 ‘공단기’를 인수하면서 공무원 수험 분야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로는 공무원 시장 내 점유율이 기존 6~7%에서 50% 이상 확대되고, 매출액도 2000억원 내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들 회사는 과거 1타 강사 영입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이며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했다. 2019년 에스티유니타스 자회사였던 스카이에듀가 메가스터디교육 소속 수능 국어 1타 강사 유대종씨를 영입하자 메가스터디교육이 총 864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공단기 내 전한길 강사 홈페이지 [공단기 홈페이지]

공단기 내 전한길 강사 홈페이지 [공단기 홈페이지]

지난 2021년 3월에는 공수가 바뀌어 에스티유니타스가 메가스터디교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메가스터디가 에스티유니타스의 한국사 1타 강사 전한길씨의 계약 파기와 이적을 주도해 피해를 봤다는 이유였다. 소송액은 업계 최고 규모인 889억원이었다.

교육업계에서는 공무원의 인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무리한 인수를 추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최근 낮은 월급 등으로 공무원에 대한 선호가 예전 같지 않은데, 위험부담이 있는 결정인 것 같다”며 “사업을 무리하게 여러 분야로 확장하다가 자칫 하나가 삐걱하면 다른 분야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이 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27일 발표한 올해 지방공무원 신규 임용시험 평균 경쟁률은 30.4대 1로 최근 10년 간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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