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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31일 실시하는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빌미로 또 도발 가능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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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호 03면

북한이 2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1월 북한이 SRBM을 발사하는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1월 북한이 SRBM을 발사하는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낮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또 동해로 쐈다. 한국이 지난 17일부터 실시 중인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의 마지막 날에 또다시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59분부터 19분 간격으로 강원도 통천군 일대에서 SRBM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미 군 당국은 두 발 모두 약 24㎞ 고도로 약 230㎞ 비행한 것으로 탐지했다. 속도는 마하 5로 파악됐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쏜 미사일들은 함경북도 길주군의 동해상 무인도인 알섬을 향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사거리 등 비행 특성이나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지대지 미사일인 KN-24(북한판 에이태큼스)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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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지난 14일 이후 2주 만이다. 당시 북한은 한·미 양국의 다연장 로켓(MLRS) 사격 훈련을 빌미로 전날인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4시간 37분간 포사격과 군용기의 전술조치선 침범, SRBM 발사 등 동시 다발적인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때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맞춰 지난달 25일부터 보름간 실시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술핵 운용 부대의 군사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KN-23과 KN-24 등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여러 미사일의 발사 장면도 공개하며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후에도 북한은 한·미 사격 훈련과 호국훈련 등을 빌미로 추가 공세에 나섰다. 호국훈련 직후인 지난 18일 밤부터 19일 낮까지는 동·서해안에서 350여 발의 포탄을 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4일 새벽엔 북한군 위장선으로 보이는 화물선 한 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해군 함정이 경고 사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북한은 이를 빌미로 백령도에서 약 15㎞ 떨어진 장산곶 일대에서 방사포 10발을 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포탄은 거의 모두 ‘9·19 남북 군사 합의’에서 설정한 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 군 당국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며 수차례 대북 통지문을 보냈지만 아직 북측의 답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호국훈련의 규모를 대폭 키웠다.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해군이 실시한 ‘서해합동훈련’에는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 헬기와 A-10 공격기 등 미국 측 전력도 참가했다. 정부는 4년 만에 해병대의 대규모 상륙 훈련도 전격 공개했다. 유사시 적진 후방을 기습하는 상륙 작전은 공세적인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에선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륙 훈련 현장을 한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로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성명이나 대외 선전 매체 등을 통해 호국훈련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맹비난하며 도발의 이유로 삼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최근 ‘복합 도발’을 잇따라 감행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점점 더 끌어올려 벼랑 끝으로 몰고 가려는 전술의 일환”이라며 “7차 핵실험을 할 때까지 각종 도발로 긴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31일부터 닷새간 실시하는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빌미로 북한이 또 다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공군의 F-35A, 미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가 대규모 동원되는 훈련인 만큼 북한이 섣불리 군사적 대응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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