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2층에서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은 경제 전반을 점검하며 80분간 생중계 토론을 이어갔다. 총 5개 분야로 주제를 나눈 토론이 시작되기 전 윤 대통령은 “제가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던질 거라는데, 경청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해달라”고 분위기를 풀었다. 토론 진행은 최상목 경제수석이 맡았다.
◇주력산업
▶이창양 산업부장관=“최근 우리 경제 여건은 투자와 수출에 모두 좋지 않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좋은 업종도, 그렇지 않은 업종도 있기 때문에 맞춤형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최상목 경제수석=“반도체 산업이 어려운데, 과거에도 어려운 시기가 있지 않았나.”
▶이창양=“지금 하강기로 진입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우리 수출의 버팀목이다. 정부에서 민간기업이 계획하는 340조원 투자가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확대해나가겠다.”
▶추경호 경제부총리=“투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각종 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범부처 원스톱 투자지원을 가동하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반도체 투자를 늘리려면 적절한 부지가 있어야 한다. 지방 산업 단지로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지방자치단체 간 조정이 복잡하다. 그래서 국가 산업 단지 차원으로 적극적으로 조성해 기업 불편을 해소하겠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장관=“반도체는 중소ㆍ중견기업 1000개사가 뒷받침을 하고 있다. 내년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펀드를 조성해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최상목=“2차 전지 산업은 상황이 어떤가.”
▶추경호=“2차 전지는 광물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 일부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의존하는데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캐나다·호주·인도네시아 정상을 만날 때도 공급망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최상목=“원전과 방위 산업은 어떤가.”
▶이창양=“지난 8월 원전 사업을 수주해 1조원 규모 일감이 왔다. 2009년 UAE에 처음 수출한 이후 13년 만의 큰 성과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올해 방산 수출은 연평균 대비 4배 증가한 130억 불을 달성했다. 10만 개 일자리 창출과 38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다.”
▶추경호=“조만간 부처 명칭도 국방과 산업이 결합한 국방산업부로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웃음).”
▶윤석열=“보건복지부는 사회 서비스 산업부, 국방은 방위 산업부, 국토교통부는 인프라 건설 산업부가 돼야 한다. 국가 전략산업 지원을 촉진하고 산업 수출에 매진하는 부서라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
◇해외 건설
▶원희룡=“석유 자원국 건설 수요를 기회로 삼아 연간 수주 500억 불, 세계 4위 건설 강국을 목표로 뛰겠다. 첫 출정으로 11월 4~9일 사우디 해외수주 출장을 다녀오겠다. 경제부총리께서 금융 지원 투자에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또 주 52시간 노동이 해외 건설에도 적용이 돼 수주 경쟁에 문제가 있는데, 근로자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용노동부 공조가 필요하다.”
▶추경호=“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중심이 돼 금융 확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 또 민간의 인프라 금융 투자를 촉진하는 데 있어 규제가 걸림돌이 되는데,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 그러니 많이 수주해 오고, 경제를 좀 살려달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해외 우리 업체들은 52시간제 예외로서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특별 연장근로를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현재 90일에서 180일로 대폭 확대하도록 하겠다.”
▶원희룡=“국내 건설과 부동산 시장은 조금 추위를 타기 시작했다. 중도금 대출 상환이 9억원이었는데, 12억원으로 상향하겠다. 청약에 당첨됐는데 옛날 집을 팔아야 하는 의무기간이 6개월인데, 이를 2년 정도로 유예를 주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무주택자나 1주택자들에 대해서는 투기 지역이라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까지 허용을 하고 또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겠다.”
◇중소벤처 기업
▶이영=“모빌리티, 바이오, AI, 시스템반도체 등 디지털 경제 10개 분야를 정해서 향후 5년 동안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유망 스타트업도 1000개 이상 발굴하고, 글로벌 펀드를 6조원에서 내년에 8조까지 확대하겠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스마트 농업 확산을 위해 2027년까지 3000명 정도가 스마트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세계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유니콘 기업도 5개 이상 육성하도록 하겠다.”
▶최상목=“두 분이 지원 전략을 말했는데, 자금 조달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 같다.”
▶김주현=“관계 부처와 노력을 해서 중소기업에 대한 50조 원가량 규모의 종합지원 패키지를 마련하겠다.”
▶이영="확실히 6월부터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강력한 세제 지원 같은 인센티브가 지금 수반이 돼야 한다."
▶추경호=“재정 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아낌없이 지원해 드리겠다.”
▶윤석열=“세액공제라든가 세제지원을 안해주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수익에 대해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면 정부가 손해 볼 것은 없지 않나. 기재부에 강력하게 요청해 세제 지원을 아주 대폭 끌어내달라.”
◇관광·콘텐트 산업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한류, K-컬쳐, K-관광, IT 기술을 연계 융합하는 정책을 펴겠다. K-관광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청와대를 관광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원희룡=“해외 관광객을 위한 운항편을 늘려야 하는데, 7월부터 회복을 하기 시작했다. 3년 동안 중단됐다가 운항이 가동됐기 때문에 안전을 확보하도록 뒷받침하겠다.”
▶추경호=“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숙박비 부가세 환급 특례를 2025년까지 3년을 추가 연장하겠다. 2027년까지 혁신적 관광기업 육성을 위한 5000억원 기금을 조성하겠다.”
◇디지털·바이오·우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현재 국내 인공지능 시장이 국내 2조 2000억원인데 5년 내에 3배 이상으로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 국민도 디지털을 잘 이해해야 한다.”
▶윤석열=“교육감 이런 분들을 만나면 초등학교, 중학교에 코딩 교육이라는 디지털 알고리즘 교육을 많이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한다. 학생들에게 이런 교육을 철저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과기부와 교육부가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보건 의료 데이터와 관련된 규제를 확실히 개선해 2026년까지 13조 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