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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눈짓 뒤 수행원 등장…후진타오 퇴장 영상 직전 사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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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80) 전 국가주석이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끌려나가듯 퇴장된 것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였다는 정황이 담긴 사진이 지난 22일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이날 스페인 일간지 ABC는 후 전 주석이 퇴장당한 영상보다 앞선 시점이 담긴 사진 14장을 사이트에 공개했다.

 지난 22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당 중앙판공청 쿵사오쉰 부주임(왼쪽에서 두번째)과 대화를 나누는 시진핑 국가주석(맨 왼쪽). 이후 수행원이 등장했다. 사진 스페인 ABC 캡처

지난 22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당 중앙판공청 쿵사오쉰 부주임(왼쪽에서 두번째)과 대화를 나누는 시진핑 국가주석(맨 왼쪽). 이후 수행원이 등장했다. 사진 스페인 ABC 캡처

ABC에 따르면 후 전 주석 왼쪽에 시 주석이, 오른쪽에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이 착석해 있었다. 후 전 주석은 책상 위에 놓인 빨간색 서류 파일을 열어보려 팔을 뻗자 리 위원장이 후 전 주석의 팔목을 잡으며 해당 서류 파일을 자기 쪽으로 가져왔다. 그러자 후 전 수석은 심기 불편한 내색을 보였고, 리 위원장은 후 전 주석에게 뭔가 말을 건넸다. 후 전 주석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를 지켜본 시 주석은 어딘가 눈짓을 보내는 듯했고, 당 중앙판공청 쿵사오쉰 부주임이 시 주석 옆으로 온 모습이 담겼다. 이어 수행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후 전 주석 뒤로 다가왔다.

지난 22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수행원에 의해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시진핑 국가주석(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앞에 놓인 서류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서류를 자신 앞으로 가져왔다. 사진 영국 BBC 캡처

지난 22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수행원에 의해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시진핑 국가주석(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앞에 놓인 서류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서류를 자신 앞으로 가져왔다. 사진 영국 BBC 캡처

이후 시점은 AFP통신이나 유로 뉴스 등 외신 영상에도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수행원은 후 전 주석의 팔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키려 했다. 이에 후 전 주석은 수행원과 말을 나누는 듯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려고 저항했다. 시 주석 앞에 놓인 서류에도 손을 뻗었지만 시 주석이 서류를 자신 앞으로 가져오곤 했다. 결국 후 전 주석은 수행원에 이끌려 퇴장했다. 나가면서 시 주석에 몇 마디 말을 건네고 옆에 앉은 리커창 총리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이 후 전 주석의 중도 퇴장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대만 자유시보는 이날 후 전 주석을 부축해 나간 수행원이 시 주석의 수행원이라고 재미 중국 과학전문 작가 팡쉬민(필명 팡저우쯔·方舟子)를 인용해 보도했다.

포린폴리시는 시 주석의 의도적인 무대 연출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내에서 자신과 다른 정책을 옹호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 중 하나를 "효과적으로 숙청"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진행된 중공의 당장(黨章·당 헌법) 개정에서 후 전 주석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막기 위해서였다는 추측도 나온다.

영국 BBC는 후진타오 시대의 개혁개방이 (시진핑 시대에)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후 전 주석이 건강 문제로 회의장 옆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며 “지금은 호전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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