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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일대 구도심 고도제한 완화, 35층 빌딩 허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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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 종로·을지로 등 낙후한 구도심 개발을 위해 서울시가 용적률 등 건축 규제를 완화한다. 35층 안팎 높이의 건축이 한층 용이해질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재개발지역을 방문하고 “민간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개발계획을 제안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규제를 해제해 도심 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리브고슈는 원래 철도차량기지였다. 철도 변을 중심으로 노후한 창고·상가가 밀집해 서울 을지로 등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파리시는 1991년부터 2028년을 목표로 이곳 재개발에 나섰다. 철길을 덮어 상업·주거·교육 공간을 마련하고 녹지를 확충하는 복합개발을 했다. 특히 철길 위에 인공지반을 세워 떡갈나무를 심는 등 공원을 만들면서 리브고슈는 파리 재개발의 상징이 됐다.

송현정 파리건축학교 교수는 “파리는 시내 전체가 문화유산이라 건축 규제를 해제하기 어려운데, 리브고슈는 민간 사업자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과감하게 건물 고도제한을 37m에서 137m로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리브고슈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생각이다. 오 시장은 “리브고슈는 고도제한을 완화해 민간 재개발을 본격 추진했다는 점에서 서울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과 닮은꼴”이라며 “종묘부터 퇴계로까지 구도심을 비슷한 방식으로 재개발하기 위해 연내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예컨대 을지로 중심상업지구는 현재 최대 높이 90m 이하만 허용하지만, 용도를 상향해 160m 이상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용적률을 완화해 건물을 높이 올리면 올릴수록 1층 바닥 건축 면적은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추가로 확보한 땅에 녹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구도심 재개발 선도 사업지로 선정한 종묘~퇴계로 일대는 대지면적의 35%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조성한다. 개방형 녹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중앙부 공원 등을 설치하면 대지의 50% 이상을 녹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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