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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속초까지 96분…폭설에도 끄떡없는 동서고속철 비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8일 강원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 뉴스1

지난 18일 강원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 뉴스1

강원 접경지역 ‘첫 철도망’ 큰 기대 

서울에서 강원 동해안을 90분대에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첫 삽을 뜨면서 화천·양구·인제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들뜬 분위기다. 그동안 철도망이 없었던 곳에 서울을 오가는 고속 열차가 다니게 되면 생활이 훨씬 편리해지고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서울에서 춘천~화천~양구~인제를 거쳐 속초까지 시속 250㎞까지 달릴 수 있다. 2조4377억원을 투입해 2027년 개통이 목표다.

이 철도는 기존 경춘선 노선인 서울 용산~춘천 구간에 춘천~속초 구간 93.7㎞를 연결한다. 이로 인해 철도 교통 사각지대였던 화천·양구·인제 등 접경지역 3개 군에 철도역이 생긴다. 고속열차는 서울 용산역에서 속초역까지 96분이면 도착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대부분 구간이 터널로 건설돼 폭설 등 기후와 관계없이 상시 운행할 수 있다. 또 2027년 개통 예정인 강릉∼고성 제진 구간과 연결돼 경북 포항·울산·부산까지 열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강원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 참석해 행사장 입구에 준비된 철도 침목에 ‘강원의 도약. 2022.10.18.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서명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강원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 참석해 행사장 입구에 준비된 철도 침목에 ‘강원의 도약. 2022.10.18.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서명하고 있다. 뉴스1

주민들 “인구도 좀 늘었으면….” 

홍성철(69) 양구군번영회장은 “주민들이 병원에 갈때 어려움이 많았는데 열차가 다니게 되면 지금보다 편하게 갈 수 있으니 기대가 크다”며 “반면 상인들은 물건을 사러 도시로 나가는 사람이 많을 수 있어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 현재는 기대반, 우려반”이라고 말했다.

화천군 간척2리 조영운(55) 이장은 “열차가 다니게 되면 서울도 편하게 갈 수 있고, 바다도 편하게 갈 수 있어 젊은 사람 중심으로 크게 반기고 있다”라며 “접근성이 좋아져 외지에서 많은 사람이 들어와 인구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부동산은 잠잠한 상황이다. 춘천과 속초처럼 출발이나 종착지에 역이 있는 것이 아니여서 역세권이란 개념이 약하다는게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속초 엑스포광장에서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18일 속초 엑스포광장에서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연합뉴스

‘스쳐가는 역’ 발전 어려울 수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임보연(70) 양구군지회장은 “평창역처럼 스쳐가는 역이다보니 역세권 발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SOC사업이라는 것이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입돼 개통이 빨리되면 좋은데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봐서 그런지 아직 부동산에 큰 영향은 없다”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동서고속철도 노선이 지나는 춘천과 화천·양구·인제·백담·속초 등 6곳의 역세권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관광객 유치와 각종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강원도의 구상이다.

춘천은 동서고속철도는 물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연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화천은 화천역 주변에 힐링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에도 선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강원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강원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강원도 역세권 개발 본격 추진 

강원도 관계자는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2027년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은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역대 6명의 대통령이 약속했지만, 첫 삽을 뜨는데 35년이나 걸렸다.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돼 3차례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다. 2016년 4번째 예비타당성 조사를 어렵게 통과, 그해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됐다.

정부는 동서고속철도가 개통하면 생산 유발효과 2조3498억원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616억원, 일자리 4만 8890명 등 직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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