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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무비자 뚫려 걱정했던 제주…최근 관광객 더 몰리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을 만끽 관광객 제주 곳곳에 북적거려

 지난 20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 코스모스 꽃밭을 찾은 관광객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0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 코스모스 꽃밭을 찾은 관광객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0일 오후 3시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 꽃밭. 수십 명의 관광객이 가을 제주의 청명한 하늘과 코스모스 꽃을 배경으로 연신 셔터를 눌렀다. 인근에 널린 이국적인 야자수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인근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에는 국내 모 고등학교 수학여행 관광버스가 섰다. 차량추락을 막기 위해 설치된 시멘트 방호벽에 각각 빨간색 노란색 등 무지개빛 페인트를 칠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명소가 된 곳이다. 한 반으로 보이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가을 제주 해안가 바람을 만끽했다. 불과 5~6개월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전세버스가 제주 주요 관광지와 도로에서 쉽게 눈에 띈다.

일본에 관광객 빼앗길까 걱정했지만…제주 ‘표정 관리’

제주시 도두동 무지개해안도로를 찾은 수학여행단. 최충일 기자

제주시 도두동 무지개해안도로를 찾은 수학여행단. 최충일 기자

지난 11일 일본 무비자 관광이 재개되며 관광객 유출을 우려했던 제주관광업계는 ‘표정 관리’ 중이다. 일본에 관광객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외려 관광객이 늘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른 거리두기가 느슨해졌고, 각급 학교 수학여행이 재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연수회와 학술행사·전시회·박람회 등 행사나 모임이 잦아지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9일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37만3166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만4478명보다 15%(4만8688명) 늘어났다. 하루 평균 4만1463명이 찾은 셈으로 지난해 평균(3만6053명)보다 하루 5000명 이상의 내국인이 제주를 더 찾았다.

내국인 최다 2019년보다 50만명 더 왔다 

지난 20일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20일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이 같은 추세라면 내국인 관광객 역대 최다 기록 경신도 기대된다. 제주를 찾은 누적 내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달 20일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내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다(1356만명)였던 2019년(10월 1일)보다 9일 빠른 것이다. 지난 19일까지 제주를 찾은 누적 내국인 관광객은 1122만7566명으로 2019년 같은 날 1072만6968명보다 4.7%(50만598명) 많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국인 역대 최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호황이지만…코로나로 전세버스 기사 인력난

최근 전세버스를 이용해 제주시 도두동 횟집거리를 찾은 단체관광객. 최충일 기자

최근 전세버스를 이용해 제주시 도두동 횟집거리를 찾은 단체관광객. 최충일 기자

하지만 제주 관광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단체관광객을 실어 나를 전세버스 운전기사가 부족해서다. 현재는 단체관광이 되살아나 40% 이상까지 전세버스 가동률이 높아진 상황이다.

또 가을 들어 수학여행 수요가 몰리자 화~목요일은 전세버스 이용률이 80~90%까지 높아져 기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린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제주 단체관광은 사실상 중단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한때 제주도내 전세버스 98% 이상이 멈춰 섰고, 기사들은 배달 등 다른 직업을 찾아 나섰다. 50여개 업체 1800여 대의 전세버스 중 1750여 대가 휴지(휴차)를 위해 번호판을 떼 내는 등 업계 불황이 이어졌다. 휴지 신청 시 해당 기간만큼 보험료가 환급되고 환경개선부담금도 줄일 수 있어서다.

전세버스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요를 맞추려면 버스기사가 최소 1800명은 돼야 하는데 현재 등록자는 160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장기적으로 내국인 제주행 꾸준할 것”

지난 20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 코스모스 꽃밭을 찾은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지난 20일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인근 코스모스 꽃밭을 찾은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전 상승 추이를 고려하면 내국인 관광객 제주행은 내년에도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줄어드는 겨울 때까지 엔저가 꾸준히 지속한다면 제주행 수요가 단기적으로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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