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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00억" 노리는 쇼핑몰…기념일 없는 11월 전쟁터 된 사연

중앙일보

입력

롯키데이 이미지. 사진 롯데

롯키데이 이미지. 사진 롯데

“‘워룸(War room·지휘통제실)’을 가동 중입니다. 다음 달엔 하루 매출이 2000억씩 찍히는 행사가 있는 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하거든요.”(20일 한 유통 기업 관계자)

‘11월 쇼핑 대전’을 앞두고 유통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뿐 아니라 11번가 같은 이커머스 기업까지 다음 달 파격적 가격 할인을 제공하는 대규모 행사를 경쟁적으로 열기 때문이다.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 한판 승부가 벌어지는 셈이다.

한때 11월은 비수기였다. 추석과 크리스마스 사이 눈에 띄는 명절·기념일이 없고 송년·신년 시즌도 아니어서다. 이에 유통 기업들은 각종 테마를 만들어 소비를 진작시키게 됐고 온·오프를 아우르는 경쟁이 심화했다.

고물가와 ‘킹 달러’에도 불구하고 직구족들을 유혹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와 중국 광군제(11월 11일) 등 글로벌 대형 쇼핑 축제도 다가온다. 국내 유통 기업들이 고객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유통 대기업의 경우 임원 인사를 앞둔 시기여서 성적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내달 다양한 행사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 유통군 8개 계열사는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대형 통합 마케팅 행사인 ‘롯키데이’를 처음으로 연다. ‘롯키데이’는 ‘롯데’와 행운을 뜻하는 ‘럭키’의 합성어다. 롯데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코리아세븐·홈쇼핑·하이마트·멤버스가 주축이다.

롯데홈쇼핑은 170억원 상당의 쇼핑 지원금을 지원하고 롯데마트는 한우 파격 할인, 롯데슈퍼는 신선식품 최대 50% 할인, 하이마트는 대형가전 할인 행사 등을 한다.

롯데 관계자는 “유통군 마케팅 혁신 본부가 출범하면서 6월부터 각 사 마케팅 실무자들이 참여해 처음으로 브랜딩까지 해서 온·오프를 망라하는 행사로 키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19개 계열사 통합 마케팅 행사인 쓱(SSG)데이에 지난해 인수한 G마켓의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동시에 연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전년보다 35% 늘어난 9100억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빅스마일데이를 같이 하니 2조원 가까이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빅스마일데이 이미지. 사진 G마켓

빅스마일데이 이미지. 사진 G마켓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도 다음 달 1일부터 연중 최대 할인 행사 ‘십일절 페스티벌’을 연다. 11번가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온 행사로 행사 기간엔 상황에 따라 쿠폰 지급 등 실시간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지난 17일까지 ‘프리(Pre)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도 열었다. 사진 11번가

11번가는 지난 17일까지 ‘프리(Pre)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도 열었다. 사진 11번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도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로 소비자들이 힘든 시기인 만큼 더 크고 다양한 할인 혜택을 주려 준비하고 있다”며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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