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블프 특수도 못살릴것" 세계1위 한국산 TV 덮친 최악 악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TV.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TV. 뉴스1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TV 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전체 출하량은 물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TV에 적용하는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역시 국내 기업들이 압도하고 있는 초고화질 8K TV의 유럽 판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5139만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8% 감소한 2억2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타르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4분기 특수조차 침체된 TV 시장의 분위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적으로 TV 구매 수요가 위축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난이 겹치며 특히 유럽 TV 시장은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유럽 지역 TV 출하량 감소 폭이 12.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 글로벌 TV 출하량을 올해보다 0.7% 감소한 2억100만 대로 전망하며 이 같은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OLED TV 전체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0.6% 감소한 667만 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트렌드포스는 “201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유럽의 OLED TV 출하량 증가세가 멈췄다”며 “업계 선두주자인 LG전자의 올해 OLED TV 출하량(404만 대)이 처음으로 전년 대비 2.7%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여기에 EU가 내년 3월부터 TV에 적용하는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삼성과 LG전자의 프리미엄급 8K TV와 마이크로LED TV 제품 판매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새로 강화된 TV 에너지 효율 기준을 적용하면 두 회사의 상당수 제품들이 EU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춰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8K 제품군은 기존 4K UHD(초고화질) TV와 비교해 해상도가 4배 더 높은 초고해상도 TV로, 전력 소비량이 많고 제품 가격이 비싸다.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 8K TV 시장에서 7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전자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프리미엄 TV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매량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세트(완제품) 부문의 실적 악화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