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용 민주연구원(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부원장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반부패비서관을 지낸 김기표 변호사(법무법인 현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과거 한 법무법인에서 활동한 이상호 변호사(법무법인 양재)를 선임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연수원 30기인 김기표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수석검사를 지낸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3월 말 이명신 전 반부패비서관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끝에 약 3개월여 만에 사표를 냈다. 최근에는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의 변호인을 맡아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한 검찰의 두 차례 기각 결정을 끌어냈다.
연수원 21기인 이상호 변호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인 2000년대 후반 법무법인 새길에서 이 대표와 한솥밥을 먹던 사이로, 현재까지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2014년부터 2년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을 지냈다. 문 정부 시절인 2019년 1월엔 법무부 산하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에 임명돼 지난해 말 퇴임한 뒤 민변 회장 출신인 최병모·한택근 변호사가 대표를 맡은 법무법인 양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자타공인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 부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4회에 걸쳐 대선 자금 명목으로 약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 돈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파트장)→유 전 본부장을 거쳐 그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중 1억원은 중간에서 유 전 본부장이 빼돌리고, 또 다른 1억원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9월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진 뒤 유 전 본부장에 돌려줬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 경선 캠프에서 조직·예산 담당 총괄부본부장으로 활동한 김 부원장이 이 돈을 이 대표의 대선 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부원장에 대해 “오랫동안 믿고 함께한 사람이고, 여전히 그의 결백을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