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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근, “양곡관리법 미래 도움 안돼”… 與 “양곡 공산화법” 비판에 野 반발

중앙일보

입력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미래에 도움이 안 된다”고 재차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민주당, 왼쪽)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표결 처리하려 하자 항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국민의힘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민주당, 왼쪽)이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표결 처리하려 하자 항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개정안 관련 질의에 “만일 시행되면 (농가가) 벼 재배를 떠날 수 없게 다리를 잡는 형국이 돼 버린다”며 “아무리 선의라고 하더라도 농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나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잉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매입하게 되면 도리어 농촌이 자생력을 잃고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양곡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국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법 개정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정 장관은 “청년농 육성, 스마트팜 사업, 농산물 유통 디지털화 등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데 쌀 매입에 이 예산을 더 써야 한다. 쌀 매입 의무화만큼은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태국 사례를 들면서 “쌀 가격을 50% 올려 수매하겠다고 해서 외국에 쌀 수출이 안 됐고, 재정 적자가 10조 (원) 이상 났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주무장관의 의견과 달리 상임위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조금 서운했다”며“여야가 충분히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전날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청명한 가을 날씨가 이어진 19일 오후 충남 계룡시 들녘에서 농민들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벼를 트럭에 신중히 옮겨 싣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남은 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청명한 가을 날씨가 이어진 19일 오후 충남 계룡시 들녘에서 농민들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벼를 트럭에 신중히 옮겨 싣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남은 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쌀 시장격리 의무화가 당장은 득이 될지 몰라도 미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만 있는 게 아니다. 자원이 쌀 시장격리에 투입되다 보면 우리의 미래 농업을 잠식할 수 있다. 결국 대한민국 농업을 피폐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개정안을 “양곡 공산화 법”이라고 비판하자, “색깔론 공격을 하지 말라”며 맞섰다. 이원택 의원은 “제발 농업에 종북몰이, 색깔론을 입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시장격리 의무화법은 농민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1일 ‘쌀 시장격리 의무화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으로 쌀 시장격리 조치가 의무화될 경우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조443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김종인 연구위원은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와 “연구자 양심을 걸고 (객관성을) 맹세한다”며 “(개정안에 포함된) 타작물 재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어 시장격리 의무화로 (연구를) 한정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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