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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순위 ‘뱅보드 차트’ 오늘 1위는 6%…내일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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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오늘의 금리가 가장 낮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면서 나오는 말이다. 재테크 사이트엔 하루 단위로 예금금리 순위를 매기는 게시물이 줄을 잇는다. 실시간 인기 음원 순위인 빌보드 차트에 빗대어 ‘뱅보드(뱅크+빌보드) 차트’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 6일 시중은행이 4.5%까지 금리를 올리자 이에 질세라 저축은행이 다시 예금 금리를 6%까지 올렸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비대면)’과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비대면)’의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6.00%다.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중 가장 많은 이자를 준다. 다만, 두 상품 최소 가입 기간은 2년이다. 회전주기는 12개월인데, 1년 뒤 금리 상황이 이자율에 반영된다.

OK저축은행도 이날 주요 예금 금리를 최대 1.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OK E-플러스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3.0%에 약정기간인 1년 만기 때 우대금리 2.5%포인트를 더한 연 5.5%를 준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날 정기예금 금리(6개월 만기 기준)에 연 5%를 적용하기로 했다. 12개월은 연 5.3%, 24개월 이상은 연 5.35%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95%다. 지난해 7월 말 연 2%대에서 지난 6월 연 3%대가 될 때까지 약 11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연 4%대 금리를 밟는 데는 4개월이면 충분했다. 최근 일주일 새엔 0.81%포인트 뛰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연 5%를 향해 가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예금 금리를 주는 곳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과 ‘NH올원e예금’은 연 4.65%의 이자를 준다.

인터넷뱅크 중에서는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다. ‘코드K 정기예금’는 연 4.6% 이자를 지급한다. 지방은행도 금리 인상 대열에 가세했다.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으로 최고 연 4.95%를 제공한다.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는 건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되기 때문이다. 은행의 치열한 수신 경쟁도 영향을 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풀어줬던 안정성 규제 등을 정상화하면서 예금을 받아 돈을 더 채워놔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빠르게 올리며 저축은행에서 자금 이탈이 감지되자, 고객을 붙들기 위해 저축은행은 금리 둑을 더 높게 쌓을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히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에 재가입하지 않는 고객이 많아 이들을 붙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반갑다.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지금이라도 5%대 예금에 가입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다만 고민거리는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가,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며 “회전식 상품에 가입한 뒤 3개월 뒤 신규 예금상품을 고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고, 저축은행의 경우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이 3개월 회전식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만큼 파킹통장에 돈을 넣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 PB센터장은 “예금 특판은 연 5%가 넘는 상품도 찾아볼 수 있는 만큼 신규 상품에 가입하기 나쁘지 않은 시점”이라며 “중도해지로 손해 보는 이자와 새 상품 가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를 계산해 비교한 뒤 해지를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상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은행권 예금 상품의 중도해지 이율은 6개월 이상 10개월 미만인 경우 기본 이율의 50%에 불과하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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