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8일 세계사회복지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2016년에 이어 6년 만에 한국에서 또 열린다.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와 국제사회복지교육협의회(IASSW)가 공동으로 2년마다 주최하는 행사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이 ICSW 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 대회는 원래 파나마가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난색을 표하면서 한국이 또 열게 됐다.
세계복지대회 여는 서상목 회장 인터뷰 #
서 회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나라"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사회복지 제도를 세계 전문가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세계적으로 3억 5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돼 빈곤·양극화·불평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 가능한 복지 대응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성장 속의 형평' 특별강연을 한다.
서 회장은 1993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84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시절 당시 안승철 원장과 청와대를 방문해 전두환 대통령에게 국민연금 도입을 건의했고, 이게 88년 시행으로 연결됐다. 서 회장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연금개혁의 당위성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
"연금개혁의 핵심은 보험료 인상이다. 18%(현재 9%)까지 올려야 지속할 수 있다. 그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다. 한꺼번에 올릴 수 없으니 20~30년에 걸쳐 조금씩 올리면 된다."
-저항이 클 텐데.
"보험료를 올리려면 연금 구조를 바꿔야 한다. 국민연금은 낸 만큼 받는 소득비례와 저소득층에게 더 가게 돼 있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반반씩 섞여 있다. 보험료를 올리되 완전 소득비례로 바꾸거나 소득비례 기능을 확 올려야 한다."
-여야가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한다.
"지금 손대면 안 된다. 연금개혁 틀에서 패키지로 해야 한다. 기초연금은 노인빈곤 해결 수단이 돼야 한다. 모든 노인에게 줄 형편이 못 된다. 진짜 어려운 사람(가령 소득 하위 40% 이하)에게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집중하는 게 좋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리되 기초연금을 저소득 노인에게 몰아주는, 주고받는 개혁을 하자는 것이다."
-국회 연금특위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복지부 산하에 연금개혁위원회를 만들어서 민간전문가가 개혁안을 만드는 게 좋다. 청와대나 국회가 하기 힘들다."
서 회장은 "경제위기가 개혁의 적기"라면서 "한국판 유연 안전성 정책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맡아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대신 예산을 투입해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4대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업무를 복지부로 보내지 말고 별도의 대통령위원회로 떼고, 가족·청소년 업무를 복지부에 통합해야 한다"며 "복지부를 인구 총괄 사회부총리 부처로 격상하되 예산 배분권을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부처가 너무 커져 부담스러우면 나중에 보건부를 분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수원 세 모녀 사건 같은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민간을 활용해야 하는데, 사회복지협의회의 '좋은 이웃들' 사업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통장·반장·경찰·집배원, 신문·야쿠르트 배달원, 고시원·PC방 주인 등 6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소외계층을 발굴해 복지단체나 시설로 연결한다. 2012~2021년 24만여명을 발굴했다. 지금은 117개 시·군·구에서만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