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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을여행 PICK] 청라언덕, 이상화·서상돈 고택 … 골목골목에 깃든 대구의 역사를 만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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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골목투어 2코스에선 여러 근대 유산을 만날 수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3·1만세운동길, 청라언덕, 이상화 고택. [사진 대구시·중구]

대구 골목투어 2코스에선 여러 근대 유산을 만날 수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3·1만세운동길, 청라언덕, 이상화 고택. [사진 대구시·중구]

대구엔 골목을 거닐며 대구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체험 여행이 있다. 바로 대구 중구가 운영하는 ‘골목투어’다. 한국전쟁 당시 대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아 생활상이 비교적 잘 유지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여행 코스다. 1코스부터 5코스까지 있다.

다섯 개 코스 중 2코스는 다양한 볼거리로 인기가 높다. 골목골목 숨은 근대 건축물이나 민족운동가 고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정부가 선정하는 한국관광의 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오르기도 했다.

시작점인 청라언덕은 대구에 기독교가 정착하고 100여 년간 대구의 근대화를 함께해온 곳이다. 청라언덕은 계명대 동산병원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선교활동을 하던 선교사의 집과 정원이 잘 보존돼 있다.

3·1만세운동길은 당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일본의 감시를 피해 통과했던 길이다. 계단을 따라 태극기가 줄지어 걸려 있고 반대편 벽에는 당시 사진이 전시돼 있다. 계단을 내려오면 계산성당이 등장한다. 국내 세 번째로 지어진 서양식 성당이다.

큰길을 따라 걷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상화·서상돈 고택을 발견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시인 이상화 선생이 사망 전까지 살았던 집과 국채보상운동으로 국권 회복을 꿈꿨던 민족운동가 서상돈 선생이 머물렀던 고택을 복원한 집이다. 고택 인근엔 근대문화체험관 계산예가가 있다.

이어진 골목에는 뽕나무골목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파병온 명나라 장군 두사충(杜師忠)의 이야기가 있는 골목이다. 뽕나무골목을 지나 조금 들어가면 약령시가 나온다. 여기에 한의약박물관과 에코한방웰빙체험관, 제일교회, 교남YWCA회관, 김원일의 마당깊은집도 들어서 있다. 제일교회는 대구·경북 지역 최초의 개신교 교회, 교남YWCA회관은 3·1만세운동 당시 주요 지도자들의 화합의 공간이었다.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은 전쟁 직후 대구의 모습을 그린 동명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문학관이다.

약령시와 이어진 진골목도 골목투어의 필수 코스다. 진골목은 ‘긴 골목’의 사투리다. 진골목의 상징과도 같은 정소아과의원은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양옥건물이다. 진골목엔 미도다방도 있다. 1982년 문을 연 미도다방은 대구 근대 다방의 명맥을 잇고 있다.

코스를 모두 둘러봤다면 이상화 선생 생가를 문화공간으로 꾸민 북성로 ‘라일락뜨락1956’에서 커피 한 잔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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