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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방산주 거래 실망했다” 발언에…둘로 쪼개진 야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재명 대표의 ‘방산주 거래’를 비판한 전재수 의원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인 이 대표는 지난달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현황에서 한국조선해양(1670주)·현대중공업(690주) 주식을 보유한 게 드러나 이해충돌 논란이 일자 지난 13일 전량 매각했다.

갈등은 전 의원이 지난 17일 “이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대선 패배 후)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거래를 한다? 지지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날 신현영 의원도 “오해할 만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건 부적절했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대선 기간  이재명 캠프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만큼 당 내부에선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18일 라디오에서 “총구는 외부를 향해야지, 총알 한두 개가 내부를 향하게 되면 굉장히 치명적”이라며 “가을이 되니까 ‘갈치 정치’가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말했다. 그는 갈치 정치에 대해 “갈치는 갈치를 먹고 큰다”고 부연하며 “갈치 정치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한 말이냐’는 질문에 안 의원은 “전 의원이 갈치 정치인의 부류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 내엔 “현 시점에 이 대표를 비판한 당내 정치인은 전 의원뿐”이란 의견이 많다.

이 대표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등은 전 의원에게 문자 폭탄 공세를 퍼부었다. 이들은 ‘재명이네 마을’ 등 이 대표 지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유하며, “이름값처럼 재수 없는 짓만 골라서 한다” “웬 반역행위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신 의원에 대해서도 “여자 전재수”라며 “철 지난 여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설쳐댄다”고 공격했다.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고단수로 괴롭히고 있다”며 “새벽 시간대에 전화벨 소리 두 번 정도만 울리게 하고 딱 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지난 대선 때 이 대표를 열심히 도왔기에 충언으로 한 말”이라며 “이를 ‘갈치 정치’라고 이야기하는 당은 배부른 정당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전 의원이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했는데, 안 의원이나 개딸이 그걸 비판하는 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방산주 논란이 계속되는 건 이 대표 측도 반기지 않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미 조치가 끝난 사안에, 안 의원이 방산주 논란을 그렇게 방어하는 건 이 대표에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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