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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표 '무상 태블릿' 고장 속출...첫 학기 수리비만 7000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맞춤형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 '디벗'(디지털+벗) 발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맞춤형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 '디벗'(디지털+벗) 발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의 무상 태블릿 제공 사업 ‘디벗’(디지털+벗)과 관련해 지난 1학기에만 500건이 넘는 고장신고가 접수돼 수리비용만 7000만원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스마트 기기 지급을 2025년까지 모든 중‧고생으로 확대할 예정이라 관련 수리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서울교육청으로부터 받은 디벗 고장 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총 544건의 고장 신고가 접수됐고, 교육청은 수리비로 6000만원을 썼다.

디벗으로 지급한 스마트기기 유상수리 비용부담은 교육청 80%, 학생‧학부모 20%(최대 4만원)다. 교육청뿐 아니라 학생‧학부모도 교육청에서 받은 스마트기기를 수리하느라 1000만원 정도를 썼다는 의미다.

고장 유형으로는 액정표시장치(LCD) 파손이 236건으로 가장 많았고, 키보드‧펜슬 같은 액세서리 파손 17건, 케이스 파손 9건, 전원 파손 7건, 침수 2건 등이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맞춤형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 '디벗'(디지털+벗) 사업 추진 현황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맞춤형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 '디벗'(디지털+벗) 사업 추진 현황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육청은 지난 4월 디벗 사업을 시작하고 학습용 태블릿PC‧노트북 등을 무상지급했다. 올해는 620억원을 들여 서울 내 모든 중학교 1학년에게 7만4701대, 중등 교사에게 1만7887대를 나눠줬다. 소프트웨어 구입비용과 교원 연수‧홍보까지 하면 예산은 총 680억원이다.

교육청은 앞으로 312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디벗 사업을 2025년까지 모든 중‧고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내년까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교수학습 플랫폼’을 구축해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업을 확대할수록 기기 노후에 따른 수리비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중‧고교에 입학하면서 받은 기기를 3년간 자기 것처럼 쓰다가 졸업하면 반납하고, 이를 다시 신입생에게 물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디벗은 기기 통제와 관리 부담 등으로 사업 전부터 논란이었다. 지난해 6월 교육청이 교사‧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학습활동에 방해가 된다’에 이어 ‘스마트기기 관리 부담 증가’가 2위로 꼽혔다.

학부모 사이에서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교육청은 등교 시간 외 사용 제한을 추진 중이다. 그간 교육청은 MDM(Mobile Device Management)라는 보안 시스템 등을 이용해 학생들이 교육용 외에 오락용으로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학생들은 이를 무력화해 오락‧게임용으로 사용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교육청은 11월까지 수업시간 외에는 디벗을 사용하지 못 하게 하고 학부모가 스마트폰으로 자녀의 디벗 사용을 제어하는 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다.

김병욱 의원은 “680억원을 들인 태블릿 무상 보급 사업은 작년부터 설문조사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교원, 학부모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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