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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탐지·요격 힘든 미사일 잇따라 개발…핵탄두 소형화 땐 심각한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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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지난 12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것으로 보이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최근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한·미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도발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2일 오전 2시쯤부터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두 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기의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들은 서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만234초를 비행해 20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발사를 현지 지도했다면서 “조선인민군 전술핵 운용부대들에 작전배치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썼다. 전술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활용한 사실상의 ‘전술핵 공격’ 훈련을 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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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항미사일은 탐지와 요격이 쉽지 않다. 100m 내외 저고도에서 마하 0.7(시속 800~900㎞) 정도의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다연장 로켓)와 달리 낮게 기동하기 때문에 탐지가 어렵고,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요격 회피에 유리하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타원 및 8자 궤적의 선회비행을 사실을 강조한 대목은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선회비행을 수행할 기술을 확보했음을 강조한 것”이라며 “동시에 비행거리 2000㎞를 명시함으로써 한반도 유사시 지원 병력과 무기체계가 발진할 수 있는 1500㎞ 거리의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를 타격 목표로 했음을 암시한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들은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순항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는 사전 발사 징후를 파악하기 어렵고 변칙 비행이 가능해 미사일 궤적 탐지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북한이 패트리엇(PAC-3 MSE) 등 한·미 미사일방어체계의 허점을 파악해 활용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탄두를 소형화한 전술핵을 어떤 미사일에든 탑재할 수 있게 될 경우 핵미사일과 재래식 미사일의 구별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북한의 공격에 대한 판독과 대응 방향이 훨씬 더 복잡하고 불분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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