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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장급 이어 북핵대표 회동…속도 붙는 강제징용·대북공조 ‘투트랙’ 협의

중앙일보

입력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했다. 지난달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3국 북핵대표 협의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대면했다.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이 양국 안보 공조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2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외교부 청사를 방문했다. 뉴스1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2일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외교부 청사를 방문했다. 뉴스1

이날 한·일 북핵대표 협의에선 그간의 한·일 공조 태세를 평가하고, 점증하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춘 새로운 안보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했다. 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암호화폐 분야의 독자 제재 등 한·일 양국이 연합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달 한·미·일 3국 북핵대표 협의 이후 북한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전투기 편대 비행,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꾸준히 무력 도발 수위를 높여 왔다. 3국 협의 이튿날인 지난 8일엔 핵무기의 선제적 사용 조건 등 핵 무력 사용 원칙을 담은 ‘핵 무력 법령’을 채택하며 노골적인 핵 위협에 나선 상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일본은 특히 지난 4일 북한의 IRBM 발사를 계기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며 한국과의 안보 협력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당시 IRBM이 일본 상공을 지나며 약 5년 만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직접 노출되면서다.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일본 관방부장관은 지난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일·한 협력은 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공개한 전술핵 운용부대 역시 한·일 공통의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 북한은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의 타격 목표가 한국의 항구·공항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북한과 인접한 일본 역시 전술핵 실전배치에 따른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일 양국은 북핵대표협의 전날인 11일엔 국장급 대면 협의를 개최해 강제징용 해법을 논의했다.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한·일 약식 정상회담이 열린 뒤 국장급에선 과거사 등 갈등 현안을, 북핵대표 간에는 대북 공조 방안을 각각 논의하며 밀착 강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제징용 문제 관련) 양국이 좋은 흐름상 여러 협의를 밀도 있게 진행했다”며 “피해자와 국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면서 긴장감을 갖고 한·일 양국 간 협의와 소통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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