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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보겠다고 아무 산이나? 하루 40명만 보는 '비밀의 계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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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국립공원이 가장 붐비는 기간이 10~11월이다. 단풍이 절정인 시기여서다. 단풍 보겠다고 아무 산이나 올라가고 아무 탐방로나 들어가면 될까. 그렇지 않다. 국립공원 유명 탐방로 중에는 반드시 예약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 더욱이 올해는 국립공원공단이 단풍 시즌을 앞두고 예년보다 예약제 코스를 대폭 늘렸다. 올 가을 예약이 필요한 탐방로는 전국 17개 국립공원에 27개나 된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 중 하나로 꼽히는 지리산 칠선계곡은 2008년부터 탐방로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루 40명만 가이드와 함께 입장해 산행할 수 있다. 사진 국립공원공단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 중 하나로 꼽히는 지리산 칠선계곡은 2008년부터 탐방로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루 40명만 가이드와 함께 입장해 산행할 수 있다. 사진 국립공원공단

하루 40명만 허락한 비밀의 계곡 

국립공원공단은 2008년 '지리산 칠선계곡' 예약제를 최초로 선보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계곡이지만 산세가 험하고 생태 보존 가치가 높아서 소수만 출입하도록 했다. 지금은 1년 중 5~6월, 9~10월 넉 달만 주 4회 개방하고, 예약제 탐방로 중 유일하게 가이드가 동행한다. 하루 정원은 40명이다. 추성주차장에서 출발해 천왕봉(1915m)까지 오르는 9.7㎞ 코스, 비선담과 삼층폭포를 보고 돌아오는 13㎞ 왕복 코스가 있다. 이른 아침 출발해 7~8시간 걷는다. 지리산 국립공원에서는 노고단, 구룡계곡도 연중 예약자만 들어갈 수 있다.

우이령길은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교현리를 연결하는 길이다. 68년 1월 21일 발생한 북한 특수부대 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사건 때문에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다가 2009년 7월 개방했다. 하루 1190명으로 탐방객 수를 제한한다. 중앙포토

우이령길은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교현리를 연결하는 길이다. 68년 1월 21일 발생한 북한 특수부대 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사건 때문에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다가 2009년 7월 개방했다. 하루 1190명으로 탐방객 수를 제한한다. 중앙포토

2015년 낙석사고 이후 7년만에 개방하는 설악산 국립공원 흘림골도 하루 5000명 예약자만 들어갈 수 있다. 흘림골 폐쇄 기간에 대체 코스로 개방했던 만경대 코스는 더는 가볼 수 없게 됐다. 서울을 대표하는 단풍 명소인 북한산 국립공원의 우이령길도 연중 예약자만 받는 대표적인 코스다. 하루 1190명으로 출입을 제한한다.

해변 명소도 예약제 도입 

내장산 서래봉. 탐방객이 몰리는 단풍철에는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사진 국립공원공단

내장산 서래봉. 탐방객이 몰리는 단풍철에는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사진 국립공원공단

전통적인 단풍 명소 중에는 가을철에 한해 탐방 인원을 제한하는 곳도 많다. 내장산 국립공원이 대표적이다. 갓바위 탐방로는 10월 8일부터 11월 20일까지 하루 790명, 서래봉 탐방로는 10월 2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하루 520명만 입장을 허락한다. 웅장한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가야산 국립공원의 만물상 코스는 3~12월 하루 140명만 들어갈 수 있다. 주왕산 국립공원의 절골은 9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예약제를 운영한다.

태안 구례포 해변. 단풍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가을철 걷기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서 예약제로 탐방 인원을 통제한다. 사진 국립공원공단

태안 구례포 해변. 단풍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가을철 걷기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서 예약제로 탐방 인원을 통제한다. 사진 국립공원공단

올가을 예약제를 도입한 탐방로는 지난해 가을보다 모두 9개 늘었다. 단풍으로 유명한 산뿐 아니라 해변도 많아졌다. 국립공원공단 최수현 탐방복지처 과장은 "탐방로 예약제는 생태 보전은 물론이고 탐방객 안전을 목적으로 도입했다”며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에 단풍 명소가 아니더라도 관리가 필요한 코스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태안 해안국립공원의 구례포 해변 탐방로는 10월 한 달간,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두모계곡과 해금강~우제봉 탐방로는 10~11월 예약제로 운영한다. 다도해 국립공원의 팔영산도 예약제 탐방로 구간으로 새로 포함됐다.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다.

탐방로 구간별 예약은 국립공원 홈페이지 예약시스템을 통해 1인당 동행인 10명까지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고령자와 장애인, 외국인은 각 국립공원 사무소를 통해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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