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천여명에“광명인술”/눈(안)의날에 찾아본 한국실명예방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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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수술비없는 백내장환자 도운게 계기/생보대상자에게 전액 무료시술
11일은 눈의 날.
이날로 발족한지 꼭 열일곱돌을 맞은 서울 도화동 성지빌딩 701호 한국실명예방재단 사무실은 서울을 비롯,전국 각지에서 쉴새없이 걸려오는 축하 및 감사의 전화벨소리로 가득했다.
『봉사랄게 있습니까. 저히 재단이 이런 일을 할수 있도록 소리없이 성금도 내고 격려해주신 분들이 고맙기만 하죠.』
이 재단 사무국장 오영애씨(38ㆍ여)는 지난달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낸 김모씨(32)의 『은혜를 꼭 갚겠다』는 전화에 『두눈을 찾으셨으니 이제 열심히 사시는 것이 저희의 바람일 뿐입니다』라고 답한다.
73년부터 지금까지 실명예방재단의 무료 백내장 시술사업을 통해 광명의 빛을 되찾게된 사람은 무려 1천3백40명.
「백내장에 걸리고도 수술비가 없어 앞못보게된 사람을 돕자」는 취지로 구본술교수(64ㆍ인하대의대 안과) 등 10여명의 안과의사들이 「한국실명예방협회」를 만들어 활동한 것이 이 재단의 출발.
의사들만의 힘으로는 한계에 이르러 88년10월 현대농그룹 명예회장 박용학씨가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란 취지로 3억원의 기금을 출연했고 직접 회장을 맡으면서 「한국실명예방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이밖에도 택시기사단체ㆍ청년회의소지부 등 각 사회봉사단체에서 매달 일정액의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어 수술을 받고나간 사람들까지 작으나마 성금을 보태고 있어 재정 운영엔 별 어려움이 없다.
백내장은 안구의 앞쪽에 위치한 무색투명한 수정체가 고혈압ㆍ당뇨ㆍ노화 등의 원인으로 하얗게 혼탁해지면서 결국 앞이 전혀 안보이게 되는 병.
오국장은 『60세이상 사람은 60%,70세이상은 70%정도 백내장에 걸리거나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엔 TVㆍ컴퓨터 등의 사용증가로 발병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명예방재단에서는 안과의사들이 재단 이사로 있는 고려ㆍ강남 성모ㆍ중앙대부속병원 등 6개 병원에 의뢰해 혼탁해진 수정체 대신 투명플래스틱으로 된 인공정체를 바꿔 끼우는 수술을 해주고 있다.
이같은 수술은 일반인의 경우 의료보험이 있다 하더라도 1백20만∼1백50만원이나 들지만 이 재단을 이용할땐 수술비는 병원에서,인공수정체는 국내유일의 제조회사인 ㈜유니버살광학에서,치료비ㆍ주사비 등 나머지 비용은 재단에서 각각 부담하고 있어 비용은 전액 무료.
수술희망자는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는 생활보호대상자 증명서나 동장의 확인서,백내장 진단서 1장씩을 갖춰 접수시키면 빠른 시일안에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오국장은 일반인이 눈에 대해 의외로 무관심하다고 지적하며 『소아실명예방을 위한 조기시력검사와 직장인의 건강진단때 안압체크 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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