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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알아서 갈테니까"…BTS 슈가 자작곡, 국감 등장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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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소개한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노래 가사 중 일부. 사진 JTBC 화면 캡처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소개한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노래 가사 중 일부. 사진 JTBC 화면 캡처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병역 의무 이행을 둘러싼 찬반 대립이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병무청은 BTS도 군 복무를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이에 국방위 의원들은 “이행해야 한다”, “왜 군대에 보내서 그룹을 해산시키나” 등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우리 병역 자원이 감소하고 있고 병역의무 이행에서 제일 중요한 게 공정성과 형평성”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BTS도 군 복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TS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한 의견은 당적에 관계없이 의원들 개인마다 생각이 달랐다. 국민의힘에선 장성 출신 한기호 의원이 BTS 입대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한 의원은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 간다’는 내용의 BTS 노래 가사를 인용, “본인들이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것”이라며 “(병역이행으로) 말이 많으니 노래까지 만들어 부른 것”이라는 입장을 폈다.

국감 영상에 따르면 한 의원은 먼저 “화면을 봐달라”고 한 뒤 “Woo Woo,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 우리 이름 팔아먹으면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 XX들 싸그리 다 XXX”이라는 노래 가사를 읽었다.

이는 BTS 슈가가 2020년 낸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의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라는 노래의 가사다.

한 의원은 이 노래 가사를 소개하며 “본인들이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것”이라며 “본인들이 군대를 가겠다는데, 자꾸 말이 많으니까 노래까지 만들어서 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체복무 허용 등 특정인을 위한 법 개정은 ‘위인설법’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또 “BTS 입대는 오히려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며 “한국은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BTS도 군대 가는구나, 저런 나라를 건드릴 수 있겠느냐고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병역을 면제한다면 (BTS 관련) 주식값이 두 배로 뛸 것이고, 주식이 뛰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저희 국방위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며 “BTS에 병역특혜를 주기보다는 병역을 하는 특혜를 줘야 한다”라고도 했다.

신원식 의원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BTS에게 병역특례를 부여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을 의식한 듯 “부산엑스포 유치와 BTS가 무슨 관계인가. 우리나라 위상에 맞게끔 국민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그게 국위선양이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BTS 병역특례에 찬성하는 (여론조사) 비율이 더 많이 나오긴 하지만 공정성과 현역 군인들의 사기 등 측면에서 바람직한지 반론들이 있다”며 “찬성론에도 일리는 있지만, 반론에 더 비중을 두고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대체복무 등 병역특례 혜택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팝 시장이 세계의 주류인데 국익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어떤 사람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주는지 국익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 의원은 여론조사상 군입대를 앞둔 20대 청년층에서 BTS 병역특례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는 이기식 청장의 답변엔 “국민 여론은 늘 바뀔 수 있다. 여론조사를 너무 믿지 말고 고민을 많이 해보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만일 BTS가 해체된다면 국가적 손실이다. BTS를 국가 보물로 생각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라며 “왜 꼭 군대에 보내서 그룹을 해산시키려 하나. 대체근무요원, 산업요원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이어 “(병역특례는) BTS 개인을 위한 건 아니다. 저는 얼굴도 본 적 없다. 병무청장이 잘못된 판단을 하면 대통령이 훈수를 놔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병무청장의 인터뷰를 보니 ‘순수예술은 권위 있는 심사위원이 결정하는데 대중예술은 인기 투표란 인식이 있다’고 했다. 이런 인식으로 MZ세대 병무행정을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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