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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대리노조, 1년만에 단체교섭 잠정합의…플랫폼 업계 첫 사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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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역 앞 카카오 택시. 연합뉴스

지난 6월 28일 오후 서울역 앞 카카오 택시.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한 지 1년 만에 잠정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플랫폼 업계에서 대리기사 노조와의 합의를 이뤄낸 첫 사례다.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교섭을 20여 차례, 실무교섭을 40여 차례 진행했으며, 주요 쟁점이었던 ‘프로서비스’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프로서비스는 카카오T를 이용하는 대리운전기사가 월 2만2000원을 지불하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제휴한 다른 대리운전 프로그램 업체에서 호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유료 멤버십 제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프로서비스 이용 기사는 물론 영세 대리운전 업계 모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 방안에 대한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기사의 영업 중에 발생하는 분쟁이나 여러 가지 고충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고충처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리운전기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대리운전 산업안전 지킴이’도 선임하기로 했다.

대리운전 이용료 현실화, 취소비 및 대기료 관련 정책 마련에도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이뤘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상반기 추가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아쉽고 부족한 면이 있지만, 노동조합은 이를 바탕으로 대리운전기사의 노동조건과 삶이 나아지도록 전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은 “이번 대리 노조와의 단체교섭 잠정 합의안을 통해 기사님들의 근무여건이 개선되고, 더 많은 이용자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해서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애쓸 것이며 대리운전 시장 활성화와 동반성장을 위한 방안들을 다방면으로 꾸준히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카카오 모빌리티와 전국대리운전 노동조합이 1년간의 협상 끝에 단체교섭 잠정 합의라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플랫폼과 플랫폼 노동자의 단체교섭 타결은 국내에서는 아직 없었고 세계적으로도 우버가 호주에서 우버기사와의 협상을 타결한 것 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아직 최종 타결은 아니고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여기까지 진전시켜온 양측 모두 고생 많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 노조는 잠정합의안 최종 타결을 놓고 다음 주 조합원 찬반 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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