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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에 똘똘 뭉친 한·미·일…동해엔 ‘레이건 항모’, 뉴욕선 ‘규탄 성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력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다 잘 챙기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대응의 핵심축으로 강조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대응의 핵심축으로 강조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틀 만에 재차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6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미·일 협력이 북핵 대응의 핵심축임을 분명히 했다.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과 맞물려 북한이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유예)을 선언하며 지난 4년간 형식적 협의 수준에 그쳤던 한·미·일 3각 공조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메시지였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북한은 올 들어 총 22차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그때마다 3국 간 협의가 점차 긴밀해졌고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 4일 IRBM 발사 당시엔 안보실장-외교장관-외교차관-북핵수석대표 등 각급에서 긴급 한·미·일 유선 협의가 이뤄졌다. 물론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도 한·미·일 협력 체계는 가동됐지만, 북한의 무력 도발을 대하는 한·일 간 온도차와 양국 관계 악화로 실질적 협력이 제한되곤 했다.

北 9개월 만에 IRBM 발사…한·미·일 '즉각 공조' 

북한은 올 들어 22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북한이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 나선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올 들어 22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북한이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 나선 모습. 연합뉴스

특히 지난 4일 북한의 IRBM 발사는 한·미·일 공조 강화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일본 내부적으론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에 안보 위기의식이 고조된 상태다. 미국 역시 미군기지가 있는 태평양 괌 기지 도달거리(약 3500㎞)를 넘어선 IRBM 발사에 당분간 대북 강경 모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일 협력의 장애 요소로 지적됐던 한·일 간 관계가 개선 국면에 접어들며 군사·안보 영역의 3국 공조 태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3국은 이날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 핵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는 지난달 30일 연합훈련을 마치고 일본 해역으로 이동했으나, 지난 4일 북한의 IRBM 발사 직후 회항해 동해상에 재진입했다. 연합뉴스

미 핵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는 지난달 30일 연합훈련을 마치고 일본 해역으로 이동했으나, 지난 4일 북한의 IRBM 발사 직후 회항해 동해상에 재진입했다. 연합뉴스

이날 훈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상정해 이를 탐지·추적·요격하는 ‘맞춤형 훈련’이었다. 지난달 30일 5년 만에 3국이 대잠수함전 연합훈련을 실시한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재차 합동 훈련에 나섰다. 특히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지난달 대잠수함전 연합훈련을 마치고 한국 해역을 떠났으나, 북한의 IRBM 도발 직후 회항해 동해상에 재진입해 훈련에 참여했다.

尹-기시다, '북핵 대응' 통화한다 

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통화에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양국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뉴시스

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통화에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양국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뉴시스

한·일 양국이 한·미·일 협력을 위한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는 한·일 정상 통화 일정이 성사됐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 열도를 지나간 북한의 중거리미사일 IRBM 때문에 일본이 난리가 난 모양”이라며 “(오늘 통화에서) 안보 현안에 대한 얘기가 있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본 측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일·한 협력은 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기하라 세이지 일본 관방부장관 6일 기자회견)며 안보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미·일 3국은 유엔 무대에서도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는 등 단합된 목소리를 냈다. 이날 공개회의에선 중·러 반대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의장 성명은 무산됐지만, 한·미·일은 영국·프랑스 등 8개국과 함께 장외 성명을 발표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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