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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원도 챙겨보던 美신흥 전기차…IRA에 판매량 폭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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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지 전기차 전문 업체가 일부 수혜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현대차그룹과 스웨덴 볼보 등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이 당장 어려운 기업들은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6일 완성차 업체의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볼보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분기 2153대에서 3분기 454대로 78.9%가 줄었다. IRA가 시행된 8월 206대에서 9월 154대로 월별로 보면 25.2%가 감소하고 있다. 이런 성적은 현대차그룹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아이오닉5‧EV6 등 전기차를 미국에 4078대를 팔았는데, 9월에는 3533대로 13.3%가 줄었다. 분기별로는 3분기 판매량이 2분기에 비해 33.1% 감소했다.

IRA 1개 모델 포함된 볼보, 전기차 판매 감소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IRA 대상 차량 모델은 모두 21개로, 볼보의 S60이 포함됐고 현대차그룹 차량은 한 개도 들어가지 않았다. IRA 대상 차량에 포함되면 7500달러(약 1050만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 아이오닉5을 테슬라 모델3보다 비싸게 사야 한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볼보는 하이브리드로 생산되는 친환경차 S60 모델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생산할 수 있어 IRA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순수전기차인 C40은 벨기에에서 생산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지만, 일러도 2025년 완공 예정이어서 2년 이상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IRA 대상 모델 21개 중 3개(14.3%)를 갖고 있는 미국의 신흥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3분기 판매량이 지난 2분기보다 4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만3000달러(약 1억219만원)부터 시작하는 픽업 트럭 R1T는 내부에 인덕션을 포함한 주방 기구를 갖춰 현지 캠핑족들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 임원들도 미국 출장길에 직접 챙겨보는 모델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IRA 혜택을 받는 친환경차 모델 21개 중 가장 많은 4개를 보유하고 있는 포드는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33.3% 줄었고, 머스탱 마하-E, F-150 라이트닝 등 대표 전기차 모델의 9월 판매량도 전월 대비 약 20%가량 각각 줄었다.

국내 업계는 통상 연말이 되면 신차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반도체 수급 문제도 있어서 IRA에 따른 실질적인 판매 영향은 내년 상반기나 돼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날 일본 경제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미국에서 신차 구매를 위한 대출금 이자 상승에 유가 상승까지 겹쳐 현지 판매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유가 상승으로 미국 신차 판매 감소”

한편 이날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IRS)은 IRA 보조금 관련 세부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한 달가량 이해 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한다고 공지했다. 법령의 기본 구조가 바뀌진 않겠지만 세부 규정을 통해 일부 유예 등 완화 조처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내 업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상황에서 IRA로 불이익을 받는 맹점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며 “IRA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세부적인 부분이 약하여 준비하고 있는 만큼 틈새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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