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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과 교과 '성평등 역할' 빼고 '가족 역할'로…교육과정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개정 교육과정 실과 교과에서 ‘정상 가족’의 개념이 사라지고 다양한 가족 유형이 소개된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해 '성 평등 역할'이란 용어 대신 '가족 역할'이란 용어를 쓰도록 한다. 수학 교과는 학습량이 과다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학습 범위를 조정하고 진로 맞춤형 선택 과목을 신설한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중 수학·실과·보건 과목의 수정 시안을 6일 공개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30일 2025년부터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국민참여소통채널에 공개하고 2주 동안 국민 의견을 받았다. 이번에 발표한 시안은 국민 의견을 반영한 수정본이다.

지난 9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신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신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양한 가족 형태’ 강조…‘보호되지 않은 성’ 구체화

보건(중1~고3) 교과에서는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보호되지 않는 성’,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등 일부 용어가 수정됐다. 최초 시안에는 ‘보호되지 않는 성을 균형 있게 인식한다’고 서술했지만 수정본에서는‘보호되지 않는 성적 행동의 부정적인 결과를 인식한다’고 썼다. ‘보호되지 않는 성’은 모호한 표현이라는 지적을 반영해 ‘원치 않는 조기 임신, 에이즈 등 성병, 성적 학대, 성폭력 등으로부터의 보호를 의미한다’는 자세한 설명도 추가됐다.

실과(초5~고3) 교과 성취기준에 포함된 ‘가정일에 있어서 성 평등 역할에 대해 이해한다’는 문장은‘가정일에 있어서 가족의 역할에 대해 이해한다’로 대체됐다.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로만 구성된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했을 때 ‘성 평등 역할’보다 ‘가족의 역할’이 적절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 평등’이라는 단어가 한부모 가정을 배제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고 했다.

2018년 교과과정에 따라 만들어진 한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교육부 직원들이 살펴보는 모습. [중앙포토]

2018년 교과과정에 따라 만들어진 한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교육부 직원들이 살펴보는 모습. [중앙포토]

‘정상 가족’이라는 단어도 사라졌다. 기존 시안에는 ‘정상 가족 신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가진다’고 돼 있었지만 수정 시안에는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가진다’고만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상 가족 신화’ 프레임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단어 사용 자체를 지양하고 ‘다양한 가족 유형’이라는 대체 표현을 썼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학 교과(초1~고3)는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학습 내용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와 과도한 학습량을 줄여야 한다는 상반된 요구가 모두 있었다. 수학 교과 정책연구진은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행렬 등 필수 내용은 유지하되, 학습량 적정화를 위해 일부 학습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에서는 숫자를 한글로 쓰게 하는 활동, 오각형과 육각형의 구분법이 사라지는 식이다. 그 밖에도 중학교 수학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늘리고 고등학교는 진로를 반영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직업계고 맞춤형 ‘직무 수학’과목 등을 새로 만든다.

교육부는 앞으로도 공청회를 거쳐 시안을 수정할 계획이다. 7일 수학, 과학, 정보, 환경, 초등통합, 창의적 체험활동, 영어, 보건, 실과(기술․가정) 교육과정 시안 공청회가 열린다. 8일 오후 3시에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과정 총론 시안 공청회가 개최된다. 총론 공청회는 ‘국민과 함께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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